무게 중심이 중소형주에서 대형주로 옮겨가는 분위기다. 4일 IT(정보기술)와 자동차주가 급등하며 지수를 1190선으로 올려 놨다.

5일 오전 현재 코스피는 프로그램 매매에 따라 1190선에서 등락하는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외국인의 순매수가 지속되고 있고 프로그램 매도 규모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형주의 강세 현상은 지속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SK투자증권에 따르면 현재 순매수차익잔고는 2008년 7월 이후 최저치로 10월 만기 이후 배당관련 유입 물량은 상당부분 매물화됐다.

원종혁 SK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선물이 프로그램 매매에 중요한 변수인데 연속성은 좀 더 확인이 필요하지만 순매도를 지속할 만큼 리스크 요인이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다음주 옵션만기일을 앞두고 있지만 외국인이 현물에 이어 선물 매수에 나설 경우 베이시스 개선에 따른 프로그램 매수 유입은 지수 반등에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다 실적 호조 등에 힘입어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삼성중공업 등 조선주들이 동반 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BDI(발틱운임지수)지수 급등으로 해운주들도 나란히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포스코 역시 장중 반등하며 사흘째 상승 흐름이다. 수급 개선과 함께 중국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중국 관련주들이 호조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이날 약보합세로 출발한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상승반전하며 4거래일째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송경근 동부증권 연구원은 "중국이 춘제를 전후해 약 1300억원 위안의 경기부양 예산이 지원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점"이라며 "최근 중국 증시가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로 연일 상승했다는 점에서 중국 관련주에 대한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IT, 자동차의 급등세에 이어 중국관련주도 탄탄한 흐름을 지속하면서 대형주가 증시 주도주가 부각되며 추가 반등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임정현 부국증권 연구원은 "대형주의 갭상승과 상승세 지속은 매우 의미있는 강세 시그널"이라며 "대형주에 상승탄력이 서서히 점화될 조짐이 엿보이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추가 랠리의 기간과 폭을 좀 더 넉넉히 가져갈 여력이 생겼다"고 진단했다.

지수는 박스권 상단 저항에 부딪혀 상승폭을 쉽게 확대하지 못하고 있지만 정책 호재에 힘입어 업종별 순환매가 나타날 경우 박스권 상단을 돌파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정명지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경기부양책과 2차 구제 금융조치 확정, 한국은행 기준 금리 인하 등으로 정책수혜주와 금융주가 강세를 보이면서 업종별 순환매가 나타날 경우 박스권 상단이 레벨업되는 최선의 시나리오가 펼쳐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러나 정 연구원은 국내 증시의 상대적 강세에 따른 밸류에이션 부담, IT·자동차의 단기 급등 피로감을 감안할 경우 대내외 이벤트가 실망스러울 경우 박스권 상단(1240)에서 단기 저항을 받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대형주가 중소형주의 바통을 이어받아 네차례 시도 끝에 1200선을 상향 돌파하며 안착할 수 있을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경닷컴 배샛별 기자 sta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