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와 건설 · 조선사 구조조정 등의 영향으로 은행들의 수익이 급감하면서 배당도 대폭 줄어들고 있다. 외환은행은 4일 이사회에서 주당 125원,총 806억원의 현금 배당을 결의했다. 올해로 3년 연속 배당이 이뤄졌지만 지난해 주당 700원의 배당을 실시한 것과 비교하면 배당액은 크게 감소했다. 당기순이익 중 배당금의 비율을 뜻하는 배당성향도 지난해 47.6%에서 올해는 10.1%로 낮아졌다.

리처드 웨커 외환은행장은 "올해는 경영환경이 악화된 것을 감안해 배당 규모를 줄였다"고 말했다.

다른 은행들은 다음 달 주주총회를 통해 배당 여부와 규모를 결정할 계획이지만 실적 악화로 인해 배당을 최소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씨티은행은 올해 배당을 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고 정부가 대주주인 우리금융지주와 기업은행도 배당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국민 신한 하나은행 등은 배당을 하더라도 규모는 연속 배당에 의미를 두는 차원에 그칠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이미 과도한 배당이 은행의 건전성을 해친다고 보고 각 은행에 적정 배당을 권고했다.

한편 외환은행은 지난해 801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고 이날 발표했다. 한 해 전보다는 1596억원(16.6%) 감소한 규모다. 건설 · 조선사에 대한 구조조정이 시작되면서 작년 4분기에 510억원의 충당금을 추가 적립하는 등 대손충당금 전입액이 전년보다 4070억원 늘어난 것이 이익 감소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

유승호/정재형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