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통합법 시행과 함께 한국금융투자협회가 4일 공식 출범했다.

한국증권업협회, 자산운용협회, 선물협회 등 3개 협회가 통합한 한국금융투자협회는 연간 예산규모가 500억원을 웃도는 매머드급 금융관련 협회로, 한국거래소(옛 한국증권선물거래소)와 함께 '금융 빅뱅' 시대의 주역으로서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금융투자협회는 종전보다 훨씬 광범위한 금융 분야로 진출하게 되는 증권사 및 자산운용사, 선물회사 등의 경영행태를 자율적으로 규제하는 역할도 맡게 됐다. 또한 금융투자전문인력 관리, 투자자교육, 회원에 대한 서비스 업무 등을 수행할 예정이다.

금융투자협회는 이날 오전 11시 창립기념식을 갖고 현판식 등 기념행사를 가졌다. 이날 행사장에서는 전통 사물놀이 공연이 펼쳐졌고, 상승장을 상징하는 황소 탈춤이 더해지면서 분위기가 한껏 고조됐다.

한승수 국무총리와 황건호 금투협 초대회장, 이창용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등이 참석한 현판식 행사에서 금융투자협회 직원들은 "한국 금융시장 역사에 남을 날"이라며 부푼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 "자본시장법, 기업금융·경기부양 활성화 계기"

황건호 금융투자협회 초대 회장은 이날 "자본시장통합법(자통법)상의 규제완화를 계기로 자산운용의 장으로서의 기능을 더욱 공고히 하고, 상대적으로 미흡한 기업금융 기능도 활성화시키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황 회장은 "자통법은 그 동안 과도했던 규제를 글로벌 스탠더드에 입각해 완화함으로써 우리 자본시장과 금융서비스업계의 국제경쟁력을 강화하고자 하는 취지가 담겨 있다"며 "투자자보호와 건전성 규제는 오히려 더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금융투자업계는 대형화, 전문화 노력의 지속과 함께 리스크 관리에도 만전을 기할 것"이라며 현재의 금융위기 극복에 전력을 다하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또 "조직혁신과 화학적 융합을 통해 통합협회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하겠다"며 "금융투자업 유관기관중에서 가장 합리적이고 혁신적인 조직문화를 이룬 모범기관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창립기념식에 참석한 한승수 국무총리도 이 자리에서 "경제가 살아나기 위해서는 금융시장이 제 역할을 다해야 한다"면서 "경기부양을 위해 자본시장통합법에 거는 기대가 매우 크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투자가 살아나고 공장이 돌아갈 수 있도록 자본이 원활하게 공급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자금 공급이 필요하다"면서 "이는 무엇보다 자본시장과 제1금융권이 긴밀히 공조할 때 가능하다"며 이 같이 말했다.

또 "자본시장통합법은 자본시장 전반에 걸쳐 있던 규제를 완화해 투자활성화에 기여하고 일자리 창출 등 경기부양에도 큰 보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총리는 이어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으로 금융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길은 일단 열린 셈"이라며 "제도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운용하는 사람들의 열정과 노력, 희생인 만큼 금융업계 관계자들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줄 것"을 당부했다.

◆ 회원사들, 금투협 역할에 기대

자본시장법 시행 초기인 만큼 회원사들이 금융투자협회에 거는 기대도 남다르다.

김성태 대우증권 사장은 이날 행사에 참석해 "자통법과 관련한 여러가지 현안을 잘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회원사들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금융투자협회에서도 자통법 시대를 맞아 회원사들을 위해 큰일들을 적극적으로 해줬으면 좋겠다"도 전했다.

자통법 시행에 따라 다양한 금융상품을 취급할 수 있게 된 보험업계에서도 금융투자협회 출범에 큰 관심을 가졌다.

이우철 생명보험협회장은 "그 동안 한국 금융시장은 은행 위주로 발전해왔지만 이제는 은행, 보험, 증권이 균형있게 발전해나갈 것"이라며 "보험업체들도 다른 금융업체들과 협력해 소비자에게 종합적인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