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최악의 경제지표 발표와 IMF(국제통화기금)의 경제성장률 하향 전망에도 꿋꿋이 상승하고 있다.

경제성장률 하향 전망이 어느 정도 예상된 수순이었던 데다 1분기가 경기 바닥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또 확인된 지표로 불확실성이 사라지면서 시장의 호재성 재료에 눈을 돌리고 있는 모습이다.

IMF는 3일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4%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예상치(2%)보다 6%포인트 낮춰서 수정발표한 것이다. 이같은 경제성장률은 주요 20개국(G20) 중 가장 낮을 뿐 아니라 세계 경제성장률(0.5%)보다도 낮은 수치이다.

그러나 코스피는 장 초반 낙폭을 딛고 상승반전하며 장중 1170선을 회복하는 등 강세를 지속하고 있다. 코스닥지수도 1% 이상 상승세를 지속하며 장중 370선을 지키고 있다.

전날 1월 수출감소폭이 사상 최저치라는 발표에도 비교적 무덤덤한 반응을 보였던 데 이어 악재에 둔감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최악의 지표…1분기 이후 반등 기대

12월 산업생산 활동은 전년동월대비 18.6%, 전월비 9.6% 감소했고 가동률도 62.5%까지 낮아져 외환위기 당시보다 더 악화된 모습을 기록했다. 이는 글로벌 수요 부진과 설날연휴로 인한 조업일수 감소, 일부 제조업체들의 조업중단 등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고유선·서대일 대우증권 연구원은 "극도로 부진한 한국과 미국의 경기 위축은 1분기까지는 이어질 것"이라며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은 다소 완화되고 있지만 글로벌 수요를 정상화시키기에는 역부족일 것으로 파악되며 4분기 중 수요 급감에 따라 급격히 늘어난 재고에 대한 조정 과정이 추가로 필요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두 연구원은 "정부 정책의 효과가 금융시장에 나타나고 있으며 경기회복의 필요 조건인 유동성 증가, 심리안정이 미약하나마 가시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단기적으로 볼 때 경기 급락을 초래했던 금융불안과 수요 급가에 따른 재고 급증이라는 2가지 부담 요인이 점차 해소되면서 1분기 이후 경제 활동이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는 분석이다. 때문에 1분기 이후 경기 침체 국면을 탈출할 것으로 두 연구원은 기대했다.

주이환 KB투자증권 연구원도 "과거 저점 수준에 근접한 ISM(공급관리협회)재고지수 등을 감안할 때 선진국의 재고조정 압력이 최고조에 이른 상태인 올해 2분기 중으로 재고조정이 완화될 것"이라며 한국의 수출증가율도 2분기부터 낙폭이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시장은 다시 정책으로

이 가운데 시장의 관심은 경기 부양책 효과와 금융구제안 등 정책으로 옮겨지면서 기대감을 반영하고 있다.

임동락 한양증권 연구원은 "현재 경제회복의 관건은 다양한 정부 정책들이 실효성을 거둘지 여부와 경기회복의 속도를 앞당길 수 있는 경기부양책들이 순조롭게 진행되는지 여부가 될 것"이라며 "그런 점에서 미국의 배드뱅크 설립 과정이나 경기부양책 의회 통과 변수가 증시에 더욱 비중있는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지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관련 지표 부진이 작년 4분기보다는 진정되는 모습이며 각국의 강력한 경기부양책은 올 1분기 경제상황이 다소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높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경근 동부증권 연구원은 "국내 주식시장과 관련된 뚜렷한 호재가 없는 상황에서 앞으로 등락의 실마리는 미 금융구제안에서 찾아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 국채 및 회사채 만기도래와 배드뱅크 설립에 대한 불확실성은 있지만 미국이 경기부양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배드뱅크 설립에 동의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우려보다는 긍정적 시각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한경닷컴 배샛별 기자 sta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