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하강국면에서 재고 수준이 주가 방향을 점치는 단초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경기침체기에는 수요 감소로 기업들이 생산을 조절하면서 재고조정이 발생한다. 하지만 재고조정의 수준과 모양은 국가별로 다르기 때문에 차이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대우증권이 3일 주요국 구매관리자지수로 각국의 재고 증감을 살펴본 결과 중국과 한국은 재고조정이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는 반면, 유럽과 일본은 아직 초기단계인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유럽은 금융기관의 높은 레버리지와 동유럽에 대한 높은 노출도, 유로화 및 파운드화의 불안도 부담요인이라는 분석이다.

일본의 경우 부진한 재고조정에다 엔화강세, 리스크 기피 현상 등이 걸림돌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한국은 작년 12월 이후 재고 조정이 급격히 이뤄지고 있어 증시에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이 증권사 허재환 연구원은 "경기 사이클에 있어 재고 증가율의 하락 반전은 주식시장에 호재"라며 "한국은 재고 조정이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어 상대적으로 주가가 양호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재고조정이 시작됐다는 것은 경기침체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의미지만 선행지표인 주가는 영향을 덜 받거나 오히려 오를 것이란 설명이다.

이재만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현재 공급과잉보다 수요부족이 문제라는 점을 감안할 때 경기부양책은 재고조정의 기간과 하락폭을 줄이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며, 과거 경험상 재고조정 국면에서는 S&P500지수는 오히려 상승했었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문정현 기자 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