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지주가 양호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유상증자 결정에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3일 오전 9시 30분 현재 신한지주는 전날보다 600원(2.27%) 떨어진 2만5850원을 기록하고 있다.

신한지주는 2일 장 마감 후 지난해 4분기 2837억원의 순이익을 포함해 작년 한해 모두 2조18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장의 관심은 이보다는 같은 날 발표한 대규모 유상증자 결정에 쏠렸다.

신한지주는 1조6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밝히며 이번 유상증자가 신한은행 지원용이 아니라 지주사의 기본자본 비율을 보강함으로써 경기침체에 대한 불확실성을 제거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 동안 신한지주는 경쟁사에 비해 낮은 자기자본비율로 시장의 우려를 받아왔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이번 유상증자 규모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번 증자로 기본자본비율이 지난해 12월말 5.3%에서 6.2%로 올라가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고 판단했다.

신영증권도 "2조원 미만의 증자는 신한지주 자본비율에 대한 우려의 시각을 떨쳐내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분석했다.

주주가치 희석 효과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삼성증권은 "유상증자에 따른 주주가치 훼손이 우려된다"며 목표주가를 하향조정했다.

KB투자증권은 "신한지주 대신 신한카드가 증자를 했다면 신한지주 투자가치를 희석시키지 않으면서 자본비율을 상승시킬 수 있었다"고 분석하며 "증자 우려가 가시화됨으로써 추가 주가 하락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HSBC도 "자본구조를 장기적으로 안정화시키는데 긍정적이겠지만 현 주주들에게 큰 주가 희석요인이 된다는 점에서는 부정적"이라고 판단했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