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의 주가 급락으로 하한가를 기록한 주식을 산 뒤 몇분만에 비싸게 되팔 수 있는 이른바 '로또 주식'이 잇따라 등장했다.

특정 종목의 장중 급등락 현상은 대부분 대량 주문실수로 여겨지고 있으나, 대박을 터뜨릴 수 있는 기회로 연결된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3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우리투자증권, 삼성카드, EG 등 상장주식에 주문실수로 추정되는 물량이 잇따라 쏟아지면서 이들 주가가 장중 가격제한폭까지 추락했다 다시 상승했다.

코스닥 상장사인 산화철 및 페라이트 코어용 복합재료 생산업체 EG는 지난 28일 상한가와 하한가를 오가며 수직 상승 하강했다.

이 종목은 그러나 1~5분 만에 하락폭을 모두 만회, 하한가에서 주식을 매수한 투자자들은 단숨에 최소 15%가 넘는 높은 수익을 챙겼다.

가격제한폭(1만1350원)까지 치솟았던 EG는 주문실수로 판단되는 매도물량으로 잠시 8410원까지 밀려났었다.

우리투자증권은 지난 19일 오후 외국계증권사인 모건스탠리 창구를 통해 25만주의 매도 주문이 쏟아지면서 장중 하한가를 기록했다. 그러나 5분만에 '플러스'로 돌아서 제자리를 찾았다.

삼성카드는 전거래일인 29일 장막판 동시호가를 앞두고 매도 물량이 쏟아졌다. 삼성카드 주가는 이날 3만2300원까지 급락한 뒤 보합인 3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러한 '로또 주식'에 투자하는 것은 그야말로 행운일 뿐이라는 게 증시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에 따라 주가회복이 불가능할 수도 있어 추격매수를 자제하라고 충고했다.

최관영 현대증권 투자분석부 연구원은 "이 같은 대형주의 주가급등락은 대형펀드의 비중 조절 때문인지 단순한 주문실수인지 여부를 확인할 수 없는 게 사실"이라며 "일단 주식을 보유중인 주주 입장에서는 주가차트가 왜곡되는 현상으로 인해 투자심리가 불안해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애널리스트도 "장시작과 장막판에는 주문이 많이 몰린다"며 "이 때는 전문가인 증권사 브로커들도 종종 주문실수를 한다"고 전했다. 이어 "대량주문에 따른 주문실수는 대형주임에도 불구하고 하한가에 매수, 상한가 매도라는 절호의 찬스로 이어져 투자자들 입장에서 보면 그야말로 로또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