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게임 '아이온'의 대박으로 증권가에서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는 엔씨소프트에 대해 주의해야 한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아이온의 폭발적인 실적에 도취돼 '보고 싶은 것만 보는' 우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내용이다.

유진투자증권은 29일 엔씨소프트의 '아이온'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시장의 기대가 과도한 것으로 진단했다.

이 증권사 최찬석 연구원은 "아이온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보기에는 완성도가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단기 실적이 좋기는 하지만 4년 전에 출시된 비슷한 장르의 게임 '월드오브워크래프트(WOW)' 같이 시장 선도자로서의 파괴력을 가질 만큼 잘 만들어진 게임이 아니라는 얘기다.

따라서 엔씨소프트의 주당순이익(EPS)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거나 해외 시장에서 크게 성공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최 연구원은 "아이온이 리니지를 잠식하는 것도 감안해야 한다"고 했다.

실제 PC방 트래픽을 나타내는 2008년 12월 게임트릭스 지표를 보면 엔씨소프트의 '리니지'와 '리니지2'의 트래픽은 각각 전년동기 대비 33%와 9.5% 감소했다.

그는 "신작이 나왔을 때는 기존 게임의 계정 만기가 아직 돌아오지 않기 때문에 처음 몇 개월 동안은 함께 두 개의 게임을 하는 사용자가 많아 잠식 효과가 적어보인다"고 설명했다. 앞으로는 '아이온'이 '리니지' 시리즈를 더욱 크게 잠식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여기에 올해 출시 예정인 게임이 60개를 넘어서고 있어 비슷한 장르의 게임이 나오면 입지가 약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아이온'이 꾸준히 대박을 내는데 어려운 요소로 꼽힌다.

최 연구원은 "특히 NHN이 리니지3의 개발팀을 영입해 개발중인 테라의 경우 아이온이 그랬던 것 처럼 이르면 올 여름에 비공개 시험판이 나온 이후 올해 말께 공개 시험판이 나올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여기에 △다음달 24일부터 '아이온' 선결제의 만기가 도래해 계정수 감소가 예상되고 △'길드워2', '블래이드앤소울' 등 신규 게임 개발에 따른 개발비가 증가하고 있는데다 △해외시장, 특히 북미 지역에서 '아이온'의 성공 가능성이 낮다는 점 등도 엔씨소프트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꼽혔다.

최 연구원은 "엔씨소프트의 주가수익비율(PER)이 최근 17배까지 올라 글로벌 동종 업체의 14배 대비 주가가 높은 수준"이라며 "높은 EPS 성장률을 고려하면 높은 PER을 적용해도 무리는 없겠지만 게임개발사의 EPS를 정확하게 추정하기 힘들기 때문에 이러한 논리(높은 PER 적용)에도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유진투자증권은 다만 아이온의 실적이 기대 이상인 것을 감안, 목표주가를 기존 5만2000원에서 전일 이 종목의 종가(6만3900원)와 비슷한 6만4000원으로 올리고 '보유' 투자의견을 유지했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