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와 반도체 장비주들이 급등세를 연출하고 있다. 세계 5위의 D램 업체 키몬다가 파산신청을 했다는 소식이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28일 오전 9시 44분 현재 삼성전자는 전거래일보다 3만1500원(7.13%) 오른 47만3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하이닉스도 14% 이상 급등세 다. 반도체 장비주들도 동반 강세다. 주성엔지니어링, 아토, 프롬써어티, 테스 등이 5% 이상 강세다.

이들 종목의 강세는 키몬다의 파산으로 인한 공급축소로 D램 수급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이 나타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민희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키몬다는 특히 그래픽 D램 시장에서 21.4%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어 이번 파산신청으로 그래픽 시장이 가장 큰 수혜를 볼 전망"이라며 "향후 가격안정에 따른 한국업체들의 수혜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키몬다는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전 세계 D램 시장의 9.8%를 차지하고 있으며, 최근 생산 상황으로 볼 때 현재 5~6%를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영주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PC 제조 업체들의 D램 업체들에 대한 가격 압력이 현저히 완화될 전망"이라며 "2위군 D램 업체들 의 파산으로 상위 3~4개 업체들에 의한 D램 산업 과점화는 PC 제조 업체 측에서도 원하지 않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재무적 으로 여타업체 대비 우위에 있으며 키몬다가 강점을 보유했던 그래픽 D램을 생산, 판매하고 있는 한국 D램업체들에게 특히 긍정적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2008년 4분기 삼성전자 그래픽 D램의 매출액 대비 비중은 6.9%.

키몬다 파산신청은 대만업체들의 구조조정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박 애널리스트는 "독일 주정부가 키몬다 지원을 포기했기 때문에 대만 정부도 대만 업체 지원시 선별 지원이 불가피할 전망이어서 대만 업체 중에서도 파산하는 업체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민희 애널리스트는 "현재 대만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대만 D램 업체들 구조조정안에 키몬다 하청업체인 윈본드가 새로 추가돼야 할 것"이라며 "D램 공급자 축소와 업계 재편은 하반기 이후 D램 수급 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그는 "수요가 감소하고 있는 추세에서 업계 전체적으로 20~30% 감산을 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키몬다 파산으로 인한 단기적인 수급개선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최근 공급과잉 상황이 수요부진에 더 의존하기 때문에 업황 개선에는 시간이 더 필요해보인다"고 덧붙였다.

키몬다 파산으로 국내 반도체 업체들의 주가 상승을 막고 있던 악재가 해소된 것으로 평가됐다. 김현중 동양증권 애널리스트는 "현재 국내 메모리 반도체 업체의 주가에는 거시적인 수요 감소로 인한 불안감,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 의 구조조정이 각국 정부의 개입으로 지지부진 할 수 있다는 우려가 모두 반영되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악재 요인이었던 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구조조정 지연이 키몬다의 파산으로 가속화 될 것으로 보여 한가지 악재는 사라지게 됐다"고 분석했다.

또한 거시지표들이 개선되지 않는 한 국내 메모리 업체들의 주가가 추세적인 상승에 진입하는 것은 힘들 것으로 보이지만 산업 구조 조정의 긍정적인 영향으로 한단계 레벨업 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