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3일 시장 예상치에 크게 미달하는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내놨다.

증시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에 대해 '어닝 쇼크'수준이라는 평가를 내놓으며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부진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보수적인 투자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지난해 4분기 매출액 18조4500억원에 9400억원의 영업손실, 2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메모리와 LCD으 판가 하락 심화와 휴대폰, 디지털TV 등의 마케팅 비용 급증 등을 부진의 이유로 꼽았다.

올들어 삼성전자의 실적 추정치가 낮아졌지만 실제 실적은 이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올들어 실적 추정치를 내놓은 14개 증권사의 평균 예상 매출액은 19조9930억원, 영업손실은 3791억원이다.

송종호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에 대해 "영업적자가 대우증권 추정 4000억원보다 확대됐다"며 "시장 기대치 대비로는 어닝 쇼크 수준"이라고 밝혔다. 송 애널리스트는 "특히 휴대폰 부문 실적이 기대 이하였다"며 "임원, 조직 교체에 따라 적자를 크게 반영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추정했다.

이선태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에 대해 "반도체, LCD 등 반도체 가격 하락과 판매 부진으로 재고 평가손이 확대됐다"며 "생산량 감소로 원가절감도 제한적이었으며 마케팅 등 판관비 증가로 정보통신 마진율 하락했기 때문" 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를 비롯한 IT업체들의 실적이 세계 경기의 급격한 하강으로 부진을 지속할 것이라며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송종호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4분기 실적은 삼성전자의 수익성 방어 능력이 미흡한 상황을 반증하는 것"이라며 "당분간 보수적 접근이 유효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노근창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은 매출액과 순이익은 추정치 수준이었지만 영업이익과 세전이익은 어닝쇼크를 기록했다"며 "애플을 제외한 모든 IT 기업들이 어닝 쇼크를 기록하고 있는데 이같은 추세는 1분기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증권은 IT업종에 대해 보수적인 시각 유지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오전 10시 33분 현재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1만8000원(3.9%) 내린 44만3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