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상승세를 재개하며 증시에 다시 악재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19일 증시 상승에도 오름세를 보였던 원·달러 환율은 2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장중 1380원을 돌파하는 등 상승세를 기록하며 사흘 연속 오르고 있다.

금융불안이 재발되는 상황 속에서 원·달러 환율 상승세가 다시 나타나며 달러 기준으로 본 코스피 하락세로 두드러지고 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20일 현재 코스피지수는 연초대비 0.21% 하락한 수준으로 주요국 대비 양호한 모습이지만 달러 기준으로 환산할 경우 코스피는 8.01% 하락했다. 연초대비 5.64% 하락한 미 증시보다 부진한 흐름이다.

달러 강세의 배경으로는 이번 실적 시즌에 미 금융기관들의 부실이 빨리 개선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다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부각되고 있는 점이 꼽히고 있다. 또 기준금리 인하 여력이 있는 유로화 절하로 상대적으로 달러가 강세를 보이는 국면으로 분석되고 있다.

어닝 시즌에 대한 부담이 작용하고 있는 시점에서 원·달러 환율 상승은 국내 증시의 반등에 있어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유동성 효과 등으로 앞으로 하락안정세가 전망됨에 따라 환율상승에 대해 지나친 반응은 나타낼 필요는 없다고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엄태웅 부국증권 연구원은 "미 금융주에 대한 미 정부의 강력한 지원이 나타나고 있으며 국내 증시에서의 외국인 매도세도 이전 금융위기와는 달리 크게 나타나고 있지 않다"며 "최근의 원·달러 환율 상승세는 단기적 현상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과민반응을 보일 필요는 없다"고 분석했다.

유신익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상반기를 기점으로 글로벌 자금시장의 리스크 프리미엄이 축소되고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에 의해 달러캐리 자금의 투자가 시작될 것"이라며 "올해 하반기부터는 원화표시 자산에 대한 투자 매력도가 크게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 연구원은 "하반기 국내 무역수지 흑자폭 확대와 미국와 정부의 재정개입, 유동성 부양 효과 등이 가시화되며 원·달러 환율은 4분기 평균 1210원대까지 하락할 것"이라며 "하반기 환율 안정세가 주가의 점진적 회복을 견인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경닷컴 배샛별 기자 sta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