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발 금융위기가 앞으로 2~3주 후에 고비를 맞을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21일 "대부분의 시장참여자들이 리먼브러더스 사태에서 불거진 미국발 금융위기에 대해 인지하고 있지만, 유럽 쪽 리스크는 간과하고 있다"며 "당분간 유럽발 악재에 관심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강 팀장은 영국의 대규모 구제금융의 실패를 자인하면서 악재가 시작됐다고 판단했다.

그는 "4분기 실적시즌이 본격화되면서 잠재돼 있었던 유럽 은행의 대규모 손실이 충격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직접적인 원인은 영국식 구제금융이 사실상 실패했다고 자인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주말 영국 브라운 총리는 작년 10월에 시행된 약 7400억 달러 규모의 구제금융에도 불구하고 금융불안이 지속되고 있다며 추가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 각국이 2차 구제금융안을 준비하고 있지만 대책이 나오는 속도보다 은행권 부실 노출 속도와 국가등급 하향의 악재가 더 빨리 확산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강 팀장은 "유럽은 3~4년전부터 미국 모기지와 관련된 서브프라임 상품을 가장 많이 판매해왔다"며 "작년 9~10월에는 의외로 조용하게 넘어갔지만, 결산기 효과가 나타나는 1~2월에는 후폭풍이 불어 닥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최근 아시아 증시의 흐름도 이 같은 변화를 선반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강 팀장은 "실적시즌을 전후로 불확실성이 높은 유럽 쪽으로 시각이 옮겨가고 있음은 국내외 증시 흐름을 판단하는 데 있어 중요한 관전포인트"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문정현 기자 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