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44대 대통령 취임식이 열린 20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하락세로 출발했다.

오바마의 취임으로 예상되는 '변화'와 '희망'에 대한 기대가 크지만 당장 눈앞의 현실인 기업실적과 금융 불안에 대한 우려 속에 오바마의 취임을 지켜보자는 관망세가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 지수는 오전 9시50분 현재 전거래일보다 119포인트(1.4%) 가량 하락한 8,162선에 거래되고 있다.

나스닥 종합지수는 30포인트(2%) 떨어진 1,499선에,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18포인트(2.1%) 내린 831선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전날 마틴 루터 킹 목사 기념일로 하루를 쉬고 개장한 증시는 오바마 취임으로 미국이 축제 분위기인 가운데 금융 부실 우려가 투자심리를 억누르는 양상을 보였다.

영국 정부는 전날 은행의 막대한 손실에 대비해 은행의 부실채권 등을 보장키로 하는 2단계 금융구제안을 발표했다.

영국 정부가 지분율을 70%로 확대키로 한 로열 뱅크 오브 스코틀랜드(RBS)는 자산상각 등으로 지난해 420억달러의 손실을 입었을 것으로 예상해 주가가 급락세다.

이와 함께 기업들의 실적 부진도 여전히 증시에 부담이 되고 있다.

이날은 존슨 앤 존슨과 IBM이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오바마가 경제를 살릴 것이라는 기대는 취임식을 계기로 한껏 높아지고 있지만 그가 실제 취임과 함께 풀어나가야 할 경제 현실은 암울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미국의 실업률이 7.2%를 기록하는 등 실업이 급증세를 보이고 소매판매도 감소하는 등 소비위축도 심각하게 진행돼 경기침체의 골이 더욱 깊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역대 대통령 취임식 당일 주가를 봐도 하락세를 보인 적이 많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금까지 33차례의 대통령 취임식 당일에 다우존스 지수는 하락세를 보인 경우가 72%로 많았고 평균 0.45% 하락했다고 CNBC는 전했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ju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