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이 20일 코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3분기부터 시작된 급격한 경기하강이 바닥모를 진행형인데다, 최근 미국 투자은행의 부실이 재부각되면서 오바마 신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힘겨운 시험대에 올랐다.

때문에 연초 정책 기대감으로 버텨온 국내 증시가 오바마 취임을 기점으로 어떤 흐름을 탈 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현재 오바마 효과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분분한 상황.

신정부의 경기부양책이 이미 알려진 재료라는 점에서 증시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대규모 경기부양책 파워와 추가 부양책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둔 의견도 있다.

메리츠증권은 오바마 신정부 취임이 증시에 호재가 될 것으로 보고 매수 전략을 펴라고 조언했다.

이 증권사 심재엽 투자전략팀장은 "구제금융 자금의 2차분 승인과 민주당 하원의 8250억달러 규모의 경기부양법안 제안으로 미국 부채가 역사상 가장 커진 것은 사실이지만, 금융신용위기가 제조업을 거쳐 신용카드로 확산되는 것보다 가계 부실을 막는 것이 더 현명한 결정"이라고 판단했다.

구제금융 2차분의 경우 모기지 소유자, 소비자금융 등에 지원될 방침인데, 가계와 가장 밀접한 관계가 있는 금융부문의 지원으로 신용위기를 억제하고 신용카드 연체율 급등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금단 삼성증권 연구원도 "경기부양법안이 2주후 의회에서 논의될 예정인데, 오바마 집권 후 공화당과의 표결에서 얼마나 의회를 장악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면서도 "주식시장 입장에서는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가 높게 형성돼 있기 때문에 오바마 효과가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바마 취임식 이후 정책 기대감이 약해지면서 증시에 미치는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의견도 있다.

성진경 대신증권 시장전략팀장은 "오바마 대통령 취임과 경기부양책의 외회 통과 이후 정책 기대심리는 약화될 것"이라며 "8250억달러의 대규모 경기부양책이 추진되고 있지만 실물경제에 반영되는 시기는 적어도 올 상반기는 지나야 한다"고 말했다.

실물경제 침체와 기업실적 악화가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전망이라며 1100선 테스트가 불가피하다고 봤다.

대우증권은 오바마의 지지율이 앞으로도 고공행진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전망했다. 이 때문에 정책 랠리가 한계에 부딪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뉴욕타임즈 등 외신에 따르면 여론조사결과 미국 국민의 79%가 오바마 당선인의 집권 4년간을 낙관하고 있어 높은 기대감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원은 "미국 국민의 경제 상황에 대한 만족도가 낮아질 대로 낮아져 경제상황의 개선 여부가 오바마에 대한 정치적 지지율이나 증시흐름과 직결된다고 봐야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 경제위기 상황은 빠르게 개선되기 힘들고, 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오바마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새로운 전환점이기 보다 오히려 어두운 현실을 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경닷컴 문정현 기자 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