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일(이하 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식이 열린다.

하지만 뉴욕 월스트리트는 워싱턴의 축제 분위기와는 다르다. 부진한 경제지표와 실적악화라는 산을 힘겹게 넘어야 하기 때문이다. 기업들이 전문가 예상치에 부합하거나 그 이상의 실적을 낼 수 있을 지 여부가 지난 주말 상승 랠리를 이어가는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지난주 BOA 추가자금 지원에 소폭 상승

지난 16일 뉴욕증시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대한 미국 정부의 추가 자금지원을 호재로 상승 마감했다.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장중 1% 넘게 하락하기도 했지만 상승반전에 성공해 68.73포인트(0.84%) 오른 8281.22를 기록했다.
나스닥 종합지수는 17.49포인트(1.16%) 오른 1529.33으로 마감했고, S&P 500지수는 6.38포인트(0.76%) 상승해 850.12로 장을 마쳤다.

이날 새벽 미국 정부는 BOA에 200억달러 이상의 자금을 지원하고 메릴린치 인수로 얻게 된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BOA의 자산 1180억달러에 대해 보증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결정에 투자심리는 호전됐지만 정작 금융주들의 실적은 부진했다.
BOA는 지난해 4분기 17억 9000만달러, 주당 48센트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씨티그룹도 4분기 82억9000만달러, 주당 1.72달러 순손실을 냈다고 발표했다.

연방준비은행(FRB)이 발표한 미국의 12월 산업생산은 전달보다 2% 감소했다.

◆ 오바마 취임 기대 vs 지표 부진

19일 뉴욕 증시는 마틴루터킹데이를 맞아 휴장하고 화요일이자 오바마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식이 열리는 20일부터 개장한다.

오바마 당선인이 추진한 경기부양책과 그에 따른 기대감이 이번주 증시의 유일한 희망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의 부진한 실적이 줄줄이 예고된 가운데 이번주 발표될 신규주택착공건수 등 주택 관련 지표들도 최악의 상황을 반영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증권전문지 마켓와치는 "22일 발표될 미국의 12월 신규주택착공건수는 사상 최악의 수치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11월 신규주택착공건수는 62만5000채로 18.9% 감소해 1959년 이후 최대폭으로 감소했지만, 전문가들은 12월에는 이보다도 줄어든 60만채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기업 실적도 여전히 암울하다.

톰슨 파이낸셜 조사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S&P 500 내 기업들의 4분기 실적이 20.2%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당초 15.1% 감소 전망보다 더욱 하향조정된 것이다.

의약품, 필수소비재, 유틸리티 등 경기방어주들만이 4분기 안정적인 수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그 동안 경제지표들의 추락과 기업실적 악화에 대해 시장이 충분히 반영해왔다고 생각했지만 기대와 현실 사이에 격차가 컸다"며 "이번주에 발표되는 기업 실적이 이미 하향조정된 시장의 눈높이에 부합할지가 관건"이라고 내다봤다.

◆ 이번 주 미국 주요 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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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9일 마틴루터킹데이(증시 휴장)
1월 20일 버락 오바마 미국 44대 대통령 취임식
1월 ABC 소비자기대지수
1월 21일 1월 전미주택건설협회(NAHB) 주택시장지수
1월 22일 12월 신규주택착공건수
12월 건축허가건수
1월 신규실업수당 신청건수
11월 주택가격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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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주 미국 실적 발표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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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0일 IBM, 존슨앤존슨
1월 21일 애플, 이베이, GM
1월 22일 마이크로소프트, 노키아, 구글
1월 23일 GE, 제록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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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