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협상이 결렬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한화그룹주의 주가에 대한 증권사들의 시각도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다.

대우증권은 19일 한화의 목표주가와 투자의견을 3만5000원과 '매수'로 상향 조정했다. 대우조선해양의 인수에 따른 재무적 위험이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한화는 지난주 산업은행에 자금마련계획 수정안을 제시했고 산업은행은 이번주 이사회를 통해 한화의 수정안에 대한 결론을 내릴 계획이다. 수정안은 △대우조선해양의 매각예정지분 50.4%중 우선 30.2%만을 2009년 3월에 인수를 하고 나머지 20.2%는 3~5년 뒤에 인수를 한다는 내용과 △산업은행은 사모펀드(PEF)를 통해 한화의 보유자산을 매입해 준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최용구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수정안이 원래 양해각서(MOU)와 큰 차이가 있어 산업은행이 이를 수용하는 것은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 애널리스트는 "그 동안 한화의 주가에 발목을 잡아 왔던 것은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따른 우려였다"며 "무리한 자금 동원이 자칫 그룹 전체의 위기로 확산되지 않을까 하는 점이 시장의 시각이었다"고 전했다.

최 애널리스트는 한화의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무산될 경우 한화의 '승자의 저주(winner's curse)'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사라질 것으 로 예상되며 주가 또한 기업의 실적을 반영해 움직일 것으로 판단했다.

실제로 지난 16일 한화가 13.32% 올랐고 한화석화한화손해보험이 각각 10.90%와 8.41% 오르는 등 한화그룹주들이 대우조선해양 인수 무산 가능성에 힘입어 급등세를 연출했다.

하나대투증권도 지난 16일 대우조선해양 인수 가능성이 사실상 희박하게 됐다는 점이 한화 주가에는 불확실성 제거로 오히려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정헌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통한 장기 성장성 제고라는 '다소 불확실한' 장기적 비전보다 시가(15일 종가 기준) 대비 3.5배 고가로 인수하는 것에 대한 불안감 및 기업가치 훼손의 우려가 시장의 대체적인 인식이었다"고 진단했다. 이 애널리스느는 "이를 감안하면 대우조선해양 인수 가능성 하락은 한화 주가의 상승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으며 같은 맥락에서 한화가 포기하게 될 계약이행보증금 역시 주가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충분히 무시할 만 하다"고 진단했다.

대우증권은 이날 한화석화에 대해서도 대우조선해양 인수 협상이 결렬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무산될 경우 기업가치에는 대단히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투자의견을 매수로 상향하고 목표주가 9500원을 제시했다.

이응주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한화그룹과 산업은행의 대우조선해양 매각 협상은 결렬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인수 대금 분할 납부 등의 매각 조건을 둘러싸고 양측의 입장차가 매우 크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애널리스트는 "대우조선 인수가 무산될 경우 한화그룹이 산업은행에 낸 입찰 보증금 3000억원의 반환을 둘러싸고 논란이 있겠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한화석화 기업가치에는 대단히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키움증권도 지난 16일 한화석화에 대해 대우조선해양 인수 구도가 변화함에 따라 당초 예상했던 한화석화의 차입금 부담 완화 가능성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매수 투자의견과 목표주가 1만원을 유지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