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은 18일 정부 보증 없이 20억달러 규모의 해외 채권을 발행했다고 발표했다. 산은이 이번에 발행한 해외채권은 5년 만기 고정금리 달러화 채권으로 달러 리보(LIBOR · 런던은행 간 금리)에 가산금리 6.15%포인트를 더한 수준에서 결정됐다.

최근 수출입은행이 발행한 6.25%포인트보다 낮은 것으로 차입여건이 소폭 개선됐지만,한국의 경제 규모와 대외 신인도 등을 감안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평가된다.

최근 필리핀 정부는 15억달러 규모의 10년 만기 달러화 채권을 리보에 5.70%포인트의 가산금리를 주는 조건으로 발행했다. 다만 최근 미국 금융시장 불안과 무디스의 한국은행들에 대한 신용등급 하향 검토라는 악재에도 불구,대규모 발행에 성공한 점은 외환시장에 긍정적인 효과를 줄 것으로 기대된다.

정경채 국제금융실장은 "전 세계 276개 기관에서 60억달러 규모의 주문이 몰리는 등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았다"며 "발행액은 외채상환과 외화대출 용도로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산은은 정부 보증을 받지 않는 대신 정부 지분 변동으로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될 경우 투자자들의 중도환매 청구를 허용하는 옵션을 포함시켰다. 은행 관계자는 이에 대해 "민영화에 따른 환매조항은 그동안 맺은 채권 발행 계약서에 포괄적으로 들어간 내용"이라며 "발행 가격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