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연구원이 국제 금융시장에서 우려하는 달러화 폭락 사태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낮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박해식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8일 '달러화 폭락 가능성 검토'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글로벌 금융위기가 미국에서 시작됐지만 작년 미 달러화는 주요국 통화에 비해 강세를 지속했다"며 이 같이 밝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7대 교역상대국 통화를 대상으로 무역가중치를 이용해 추산하는 달러화지수는 작년에 9.0% 상승했다.

박 연구위원은 "올해부터 미 달러화가 주요국 통화에 대해 약세로 돌아설 전망"이라며 "이는 양적완화정책의 도입으로 FRB의 대차대조표 규모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며 실물경제 침체 및 부동산가격 하락으로 FRB의 자산건전성이 취약해질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달러화 자금의 차입비용이 급락함에 따라 달러캐리가 확산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며 "달러 캐리가 성행했던 2000년대 중반의 경우에서 알 수 있듯이 캐리거래는 조달통화의 해외유출을 동반하기 때문에 달러가치 하락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박 연구위원은 그러나 "이러한 요인들이 미국 달러화 가치의 폭락으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중앙은행의 대차대조표 규모 확대 및 자산건전성 약화는 국가간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미국을 포함한 주요 선진국들 사이에 공통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달러캐리가 성행할 수 있는 여건이 성숙되고 있지만 여전히 신용경색이 지속되고 있고 달러화 환율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본격적인 달러캐리 가능성도 높지 않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hoj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