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건호 금융협회장 "윤리규정 강화"

애널리스트나 펀드매니저는 앞으로 윤리규정을 위반하면 업계에서 강제 퇴출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황건호 한국금융투자협회 초대 회장은 18일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매수를 추천한 보고서와 관련된 주식을 사거나 특정 펀드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는 애널리스트나 펀드매니저는 여의도 바닥에 발을 못 붙이도록 관련 규정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금융투자협회는 증권업협회, 자산운용협회, 선물협회 등 3개 협회가 합쳐지는 매머드 기관으로 자본시장통합법이 시행되는 2월4일 공식 출범한다.

황 회장은 "애널리스트의 자율성도 중요하지만, 기업 분석 보고서가 투자자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을 생각한다면 윤리강령을 철저히 적용해 도덕성과 책임 소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투자자 보호를 위해 협회가 준비 중인 표준투자권유규칙에 대해서는 "일부 증권사들이 `너무 엄격한 것 아니냐'고 반발하고 있지만, 투자자 보호가 자본시장 발전의 기반이라는 생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과도한 지급결제망 가입비 문제로 난항을 겪어온 증권사의 소액결제 서비스 협상의 조속한 타결을 위해 최근 새로운 안을 제시했다고 소개했다.

금융결제원에서 요구하는 가입비를 대형 증권사는 10%, 중소형사는 30% 할인해서 내겠다고 제의했으며 이는 금융위원회의 중재안(대형사 20%, 중소형사 50% 할인)보다 더 내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증시 폭락으로 경영 사정이 어려워진 증권사에는 상당한 부담이지만 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꾀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에서 양보안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그는 자본시장의 발전을 위해 기업금융을 더 활성화할 필요성이 있다며 이를 위해 현재 제도적 장벽에 막혀 있는 `장외 채권전자거래 시스템'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증권선물거래소가 관련법상의 `유사시설 금지 조항'을 내세워 이를 막고 있지만, 회사채 시장의 활성화를 통한 기업 자금난 해소를 위해서는 이 시스템 도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올해 금융시장 전망에 대해 그는 "전 세계 경기침체가 심각해지고 있지만, 내년부터 서서히 침체에서 벗어난다면 올해 하반기부터는 금융시장이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안승섭 기자 ss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