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랠리를 연출하면서 반등 기대를 높여가던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다시 확대되는 양상이다.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시장전문가들은 설 연휴를 앞둔 다음 주도 미국발 금융위기 재발 우려 등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증시의 변동성을 키울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오는 20일(미국시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취임은 대규모 경기부양과 구제금융 기대를 불러오며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 유가증권시장 = 코스피지수는 지난주 말보다 45.76포인트(3.87%) 내린 1,135.20으로 한 주를 마감했다.

주초 글로벌 증시의 약세 영향으로 하락 출발한 증시는 중반으로 가면서 개인과 외국인 매수세 유입, 환율 하락 등에 힘입어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후반 미국 경제지표 악화와 금융부실 우려 재발로 새해 첫 사이드카가 발동되는 등 급락 장세를 연출하다 주말 반등세로 마무리됐다.

국제 신용평가사의 주요 자동차 업체에 대한 신용등급 하향 조정과 시중 은행들에 대한 신용등급 하향 검토 소식도 증시에 부담을 줬다.

한 주간 외국인이 5천500억원, 기관은 7천300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지만 개인이 1조2천억원을 순매수하며 매물을 소화했다.

통신, 의료정밀을 제외한 전 업종이 약세를 보인 가운데 외국인 매도세가 집중된 건설, 철강, 운수장비 등의 낙폭이 컸다.

실물경기의 침체 속에 국내외 기업들의 부진한 실적 발표가 예상되는 데다, 미국 금융기관들의 추가 부실로 말미암은 금융위기 재발 우려까지 고개를 들고 있어 다음 주도 증시는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런 가운데 미국 역대 최고 지지를 받아 첫 흑인 대통령으로 당선된 오바마가 취임 이후 적극적인 구제금융과 경기부양에 나설 것이란 기대감이 증시의 분위기를 좌우하는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원은 "금융 리스크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진 시장에 오바마의 취임이 어떤 영향을 미칠 지가 다음 주 증시의 관전 포인트"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금주 증시 움직임으로 볼 때 향후 다중바닥의 형태를 만들어 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급하게 쫓아가는 매매보다는 이번 주 후반처럼 시장이 매수 기회를 줄 때 받아들이는 전략이 적절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증시의 수급 여건도 그다지 우호적이지 못하다"며 "적극적인 시장 접근보다는 경기방어주와 우량 건설주, 정부의 신성장동력산업 선정으로 관심이 높아지는 녹색산업 관련주 등으로 관심 대상을 압축하는 방어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지수가 최근 상승폭의 절반 정도를 되돌리는 1,050선까지 조정을 받을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며 "아직 지수의 상단과 하단을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수익이 나지 않는 주식을 현금화하며 방어적인 포지션을 구축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 코스닥시장 = 코스닥지수는 한 주간 3.88포인트(1.08%) 하락한 354.60으로 마감했다
이번 주 코스닥시장도 미국발 금융위기 재발 등의 우려 속에 급등락을 거듭하는 변동성 장세를 연출했지만, 연초 랠리와 정부 정책 수혜 기대로 중소형주가 대형주보다 상대적인 강세를 보이면서, 유가증권시장에 비해 양호한 흐름을 유지했다.

특히 주 후반 조선업체들에 대한 구조조정 강도가 당초 예상보다 약할 것이란 관측으로 조선기자재주를 중심으로 한 안도 랠리가 두드러졌다.

코스닥시장 역시 다음 주 전반적인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크지만, 정부 정책 수혜주를 중심으로 한 종목별 강세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임태근 대우증권 연구원은 "다음 주는 미국 새 행정부의 경기부양 정책 방향이 제시되면서 관련 기업들의 반등세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고 녹색산업과 관련 대체에너지 관련주들도 강세가 예상된다.

펀더멘털이 양호한 종목을 중심으로 단기매매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abullapi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