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CEO 릴레이 인터뷰]③김성태 대우證 사장 "한국형 투자은행으로 성장하겠다"
"올해는 고객 기반 강화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김성태 대우증권 사장(57)이 밝힌 올해 대우증권의 경영전략이다. 대우증권이 올해 어려운 상황에서도 이 같은 전략을 내세울 수 있는 것은 지난해 신규 계좌를 적극 유치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

대우증권은 지난해 사상 최대의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영업 강화와 은행 연계 서비스인 '다이렉트 위(Direct We)' 시스템 오픈을 통해 전년대비 80% 가량 늘어난 60만여개의 신규 계좌를 확보했다.

김 사장은 "더 많은 고객을 대우증권으로 모셔와야 앞으로 금융시장 환경이 좋아졌을 때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고 믿는다"며 "지난해 늘어난 신규고객을 기반으로 대대적인 자산증대운동을 펼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우증권은 이를 통해 자산관리(WM) 분야의 수익비중도 확대할 계획이다. 김 사장은 "자산관리와 브로커리지, IB(투자은행) 부문이 상호 균형을 이루며 성장하는 게 한국형 IB 모델"이라고 말했다.

그는 "성공적인 선진 IB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시장상황에 흔들리지 않는 안정적인 수익기반을 구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브로커리지 부문에서 시장 지배력을 확보하고 높은 성장성이 기대되는 자산관리 분야의 수익비중을 확대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그동안 대우증권은 경쟁력이 있는 브로커리지나 IB부문의 균형 성장을 위해 자산관리 사업부문을 강화하고자 많은 노력을 지속해왔다. 대우증권 보다 먼저 자산관리 부문을 강화해 온 경쟁사들을 뛰어 넘기 위해 전문인력을 확충하는 한편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직원의 역량을 높이고 업계 최초로 랩(Wrap)형 CMA를 출시하는 등 신상품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

대우증권은 안정적인 수익기반을 바탕으로 해외IB업무에도 본격적으로 나서기로 했다. 김 사장은 "선진 인프라 및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우수한 전문 인력을 확보해, 투자은행으로서 핵심 영역인 IB부문을 키워 국내 및 우리가 상대적으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해외 지역을 발굴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현재 전세계 금융시장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높은 성장성을 바탕으로 회복이 기대되는 주요 국가를 대상으로 해외 네트워크 확대를 강화할 예정이다.

그는 "새로운 자금조달 지역으로 주목받고 있는 이슬람 금융권 시장, 정부차원의 지원을 바탕으로 성장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 풍부한 자원과 노동력으로 여전히 주목받고 있는 동남아시아 등에서 그 동안 추진해온 글로벌 동맹(Global Alliance)을 통해 다양한 비즈니스를 시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대우증권은 자본시장통합법(이하 자통법) 시행으로 새롭게 허용되는 선물업, 자산운용, 기업금융관련 대출 등 다양한 사업분야에서도 조기에 핵심 경쟁력을 확보, 선도 증권사로서의 역할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상반기부터 주요 이슈별 단위 태스크포스팀(TFT)을 설치, 규정 작업 및 회사 적용 방안 등에 대해 다각도로 검토해왔으며 최근 마무리 단계에 있다.

또 자통법 시행으로 새로운 업무를 겸영하게 되면서 투자자와 이해상충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리스크 관리와 컴플라이언스를 철저히 적용, 고객과의 신뢰감 형성에 주력키로 했다.

김 사장은 2007년 5월 대우증권 사장으로 취임할 때부터 '리스크 관리'와 '컴플라이언스 강화'를 강조해 왔다. 당시 주식시장 활황기에 어울리지 않는 전략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했지만 이 덕택에 전대미문의 금융위기 속에서 회사와 고객자산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김 사장은 "자통법이 시행되더라도 이런 원칙은 고수할 것"이라며 "대우증권은 현재 펀드 불완전판매 방지부터 시작해 투자자 보호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이를 통해 장기적으로 지속 성장해나갈 수 있는 고객기반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충분한 자기자본, 우수한 금융전문인력, 지난 40여년간의 노하우가 녹아있는 회사 시스템, 상대적으로 철저히 운영하고 있는 내부 업무규정이나 컴플라이언스 등이 자통법 시행 이후 더욱 빛을 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올해 증시 전망에 대해서는 점차 안정세를 나타낼 것으로 내다봤다.

김 사장은 "상반기에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진정 기대감과 실물경기 침체가 맞물리면서 저점을 기록하고 하반기 들어서면서 전세계의 금융시장 안정 및 경기부양 노력이 점차 성과를 나타내, 증시도 완만한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에 따라 "상반기에는 필수소비재, 의료, 산업재 등 경기 방어적 성격의 업종을 중심으로 시장에 참여하고 하반기부터는 경기관련 소비재와 정보기술(IT) 등 경기에 민감한 업종을 중심으로 장기보유를 감안한 투자가 효과적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