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2위 셋톱박스업체 토필드가 50억원어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불리한 조건에 발행해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보유현금이 충분한데도 주식가치를 희석시키면서 BW를 발행한 데 대해 소액주주들은 반발하고 있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토필드는 지난해 말 BW 177만주를 발행하면서 인수자인 더블유상호저축은행에 연 7% 이자를 보장해주고 경기도 평택의 공장부지까지 담보로 맡겼다. 또 BW발행 공시 직전 더블유저축은행에 20억원의 자금을 연2.5%의 금리로 예금했다. 7% 이자를 물고 돈을 꾸면서 정작 보유현금은 2.5% 금리로 운용한 셈이다.

이에 대해 한 소액주주는 "인수자는 어떤 경우라도 원금과 이자를 보장받는 사실상의 꽃놀이패"라며 "9월 말 현재 현금성 자산이 220억원에 달하는데도 불리한 조건의 BW를 발행할 필요가 있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더블유상호저축은행은 BW를 인수하자마자 신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만을 분리매각했다. 더블유상호저축은행은 최근 공시를 통해 177만주 가운데 113만주의 신주인수권을 BW 인수 당일 주당 169원에 제3의 투자자에게 매각했다고 밝혔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