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기업이 올 상반기 보유 부동산과 계열사 지분을 팔아 2600억원의 자금을 마련, 수천억원에 이르는 단기차입금 일부를 갚을 예정이다.

관심을 모았던 유진투자증권 매각은 일단 보류한 채 지분 일부만 블록딜로 처분키로 했다.

유진기업은 13일 유진투자증권 보유주식 5000만주(지분율 8.6%)를 한국종합캐피탈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매각 대금은 주당 1000원으로 총 500억원이다.

이에 따라 유진기업의 유진투자증권 보유주식은 8325만8099주(14.37%)로 감소하게 됐다.

유진기업은 이날 매매계약을 체결하면서 50억원을 받았다. 나머지 450억원은 오는 19일 받기로 했다.

유진기업은 또 수도권 공장부지를 550억원에 파는 내용의 매각합의서도 체결했다고 전했다.

인천의 슬래그파우더 공장도 이미 본실사를 끝내고 본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천 공장의 경우 매각 예상가액이 750억원에 달해 두 건의 매각 계약이 완료되면 1300억원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다는 게 유진기업의 설명이다.

여기에 450억원의 추가 자산매각과 400억원 규모의 지분투자도 진행하고 있어 올 상반기에만 모두 2600억원 가량을 마련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유진기업은 "매도가능 유가증권 매각, 교환사채(EB) 발행, 미분양 아파트 매각 등으로 작년에 900억원의 자산매각을 완료한 상태"라며 "앞으로 진행될 자산매각까지 포함하면 올해 상반기 3500억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진기업이 잇단 자산 매각으로 자금 조달에 나선 것은 차입금 부담 때문으로 풀이된다. 작년 9월말 현재 유진기업의 단기차입금은 5574억원에 이른다. 당장 이달 21일 우리은행으로부터 빌린 2700억원의 차입금 만기가 돌아온다.

유진기업 관계자는 "우리은행과 만기 연장 등을 협의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급하게 자산을 매각하는데 따른 부작용도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유진투자증권 지분 일부를 팔고 남은 지분(약 14%)으로는 안정적인 경영권 유지가 힘든 만큼 나중에 매각하더라도 경영권 프리미엄을 많이 받지는 못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