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투자증권 매각이 끝내 좌초됐다. 매각대금 등에 대한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것이 주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유진기업은 12일 "계열회사인 유진투자증권 보유지분 매각과 관련해 지난달 26일 르네상스PEF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협상을 진행해 왔지만 매각조건에 대한 입장차로 협상이 결렬됐다"고 밝혔다.

유진투자증권 매각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유진투자증권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인 르네상스 사모펀드(PEF)가 최소 1300억원의 전액 현금 지급안을 제시했으나, 유진기업이 이를 선뜻 받아들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매각 시점이 좋지 않아 제값 받기가 힘들다는 판단 아래 유진기업 측이 매각보다는 보유 쪽으로 급선회했다는 분석이다.

이 관계자는 또 "르네상스PEF가 제시한 가격이 당초 시장에 알려진 가격보다는 높은 수준이지만, 유진기업 내부에서는 매각에 대체로 회의적이어서 협상이 더 이상 진전되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르네상스PEF는 유진측에 1100~1300억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또 다른 관계자도 "르네상승PEF가 1500억원 이상을 주고 사기는 힘들다는 입장이었다"며 "유진기업 뿐 아니라 이 회사의 채권자인 우리은행도 이 가격에는 반대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유진기업은 당초 유진투자증권을 팔아 이달 중 만기가 돌아오는 은행 차입금을 갚을 예정이었다. 따라서 이번 매각 무산으로 차입금 상환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