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게임하이·예당온라인 등 개별호재 만발

침묵하던 게임주들이 불황 속에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신작 효과와 환율 수혜 등으로 제2의 성장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게임주 주가가 시장평균을 크게 웃돌고 있다. 전문가들은 게임주가 올 하반기로 갈수록 실적이 좋아지면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12일 증시에서 인기 총싸움게임(FPS) '서든어택' 개발사인 게임하이는 신작 기대감으로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주가는 두 달 만에 1000원을 넘어선 1055원에 마감했다. 13일 오픈 베타 서비스를 실시할 3인칭 슈팅 게임(TPS) 신작 '메탈레이지'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선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김건일 게임하이 대표는 최근 간담회에서 "그동안 서든어택과 데카론에 집중됐던 매출 구조가 신작들로 분산될 것"이라며 "지난 4년간 준비한 게임들이 비로소 세상에 빛을 보게 되는 것으로 이제 수확시기가 왔다"고 말했다.


게임 대장주 엔씨소프트는 대작 신작게임인 '아이온'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지난해 11월 아이온을 출시한 이후 주가는 약 50% 뛰었다. 현 주가는 5만6900원으로 작년 5월 기록한 52주 신고가(5만8300원) 경신을 눈앞에 뒀다. 아이온이 출시한 지 두 달도 되지 않아 PC방 점유율 20%에 동시접속자 수도 리니지의 두 배인 20만명에 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당온라인은 인수·합병(M&A)에 따른 지배구조 개선 기대감이 작용하면서 이날 상한가인 7270원까치 치솟았다. 현재 싱가포르 사모펀드가 유력한 인수자 후보로 올라와 있는 상태다. 댄스게임 '오디션'의 안정적인 실적도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네오위즈게임즈와 CJ인터넷은 지난해 4분기 실적호전이 예상된다. 최경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CJ인터넷에 대해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507억원,144억원으로 시장 전망치를 상회할 것"으로 예측했다. 네오위즈게임즈도 4분기 스포츠게임 호조로 사상 최대 실적이 전망되고 있다.

작년 12월 신규 상장한 엠게임도 대만 등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현재 주가는 1만1550원으로 시초가 대비 부진하지만 공모가(1만원)를 상회하고 있다.

게임주들은 불황이 우려되는 2009년에도 성장세를 늦추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선전 중이다. 특히 엔씨소프트의 아이온 효과가 게임업계 전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홍지나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몇 년간 시장에 크게 어필한 게임이 없었지만 엔씨소프트의 아이온이 인기를 끌면서 1세대 게이머들을 컴퓨터 앞에 다시 불러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게임주들은 또 다른 수출주와 달리 통화옵션상품인 키코 등에 가입하지 않아 수출 증가에 따른 환율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박한우 푸르덴셜증권 연구원은 "게임주가 수출 비중을 늘리고 있어 환율 상승에 따른 수혜를 입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홍지나 연구원은 "4분기 실적발표를 앞두고 주가가 단기에 크게 오른 점이 부담이 될 수 있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실적이 개선되는 모습이 뚜렷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지속적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