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먹고 못 입더라도 자식 교육은 시킨다"

이 말도 이제 옛말이 될 지 모른다. 부모들의 교육열로 불황에 강한 업종으로 꼽혔던 교육업조차 경기침체로 성장성 둔화가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11개 증권사 중 교육업종에 대해 '비중확대'를 권한 증권사는 3개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모두 '중립'을 유지하며 당분간 투자를 자제해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 교육시장마저 불안하다

지난해 주요 교육업체들의 주가는 상반기까지는 시장수익률을 웃돌았으나 7월 이후 급격한 조정을 거치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올해에도 교육업종은 경기부진으로 인한 성장성 둔화와 경쟁심화에 따른 실적 부진이 우려되고 있다.

경기침체에 방어적인 특성에도 불구하고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소비심리를 고려할 때 교육업체들의 업황 둔화는 불가피해보인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분기별 소비자동향지수(CSI)를 살펴보면 교육소비는 외환위기 직후인 98년도를 제외하고는 지속적으로 100을 웃돌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 전국 교육비 CSI는 98을 기록해 기준치를 하회했고, 3분기 111보다도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업종지수도 2006년 하반기 이후부터는 경기와의 상관계수가 0.61 정도로 전보다 경기에 민감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선경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교육소비는 다른 가계소비 지출에 비해 경기에 둔감한 특성이 있으나 경제 위축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다"면서 "올해 소득감소와 실업률 증가 등을 감안할 때 사교육시장 성장률은 2~5% 수준으로 외환위기 이후 최저를 기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외적인 경기 요인 외에도 내부 전망 역시 업체들의 경쟁 심화로 밝지 않다.

2007년과 2008년 동안 업체들이 앞다퉈 성인 교육 등 다양한 영역으로 진출한 바람에 주요 상장 대형교육기업끼리 여러 분야에서 동시에 경쟁하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자사고 설립 등의 이슈로 고가인 지역밀착형 중소형학원 수요가 증가하면서 상장교육업체들은 더욱 힘든 경쟁에 직면하게 됐다.

김미연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교육대표주들이 산업 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성장이 정체된 상태에서 업체간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면서 "신규사업 진출로 인한 비용부담이 어려움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선택과 집중 전략 필요- 웅진씽크빅, 청담러닝

경기둔화에 따른 소비 위축으로 사교육시장 내 소비형태는 양극화될 전망이다.

고소득계층에서는 저연령·프리미엄 교육에 집중적으로 사교육비를 투자할 것이며, 저소득계층에서는 저렴한 비용으로 교육효과를 누리려고 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학습지나 온라인 등 저가 교육시장의 선두업체들이나 특정 분야에 특화된 프리미엄업체에 선별투자하는 전략이 바람직해 보인다.

대표적인 추천종목으로는 학습지 시장의 강자 웅진씽크빅과 영어교육에서 브랜드 파워를 갖고 있는 청담러닝이 꼽혔다.

웅진씽크빅은 8개 증권사에서 최선호주로 꼽아 올해 가장 유망한 교육주로 추천됐다.

이혜린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웅진씽크빅은 가계지출 부담이 크지 않은 가장 저렴한 사교육 영역에 위치해 경기변수에 따른 실적악화 가능성이 교육업체 중 가장 낮다"며 "올해 양호한 실적전망을 고려할 때 현 주가는 저평가 매력도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웅진씽크빅은 기존의 탄탄한 학습지사업부 외에도 스쿨사업부와 교육문화사업부 등 신규사업의 성장성도 높이 점쳐졌다.

특히 스쿨사업부에서 진행하고 있는 방과 후 컴퓨터 교실은 3분기 영업이익률이 7%로 크게 개선된 데다 새롭게 시작한 방과 후 영어교실은 컴퓨터 교실보다 높은 수익성이 예상돼 장기적으로 실적 개선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청담러닝은 고가 프리미엄 시장에 접근하는 전략으로 올해에도 영어교육시장 성장의 수혜주가 될 전망이다. 증권사 4곳의 추천을 받았다.

청담러닝은 2011년까지 현재 117개에서 237개로 학원수를 늘릴 계획이다.

오정일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온라인 매출 증가로 2008년부터 2010년까지 연평균 매출 증가율은 17.5%에 이를 것"이라며 "학원생 증가에 따른 고정비부담 완화 덕분에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동안 연평균 23.7%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밖에도 대표적인 온라인 선두업체 메가스터디는 온라인 사교육 시장의 독점적인 지위 덕분에 경쟁 심화가 오히려 기회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