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신한, 급여 낮추는 대신 고용보장 추진 … "먹튀 막자" 성과급 변혁 실험

국내 증권사들도 개인 위주의 성과급 제도를 개선하고 직원들의 장기고용을 유도하기 위한 실험을 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창립 초기부터 외국계 증권사들이 채택하고 있는 '보너스허들'과 유사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어렵게 스카우트해 온 고급인력이 거액의 보너스를 챙긴 뒤 1~2년 만에 떠나는 이른바 '먹튀'를 막기 위한 조치다.

미래에셋은 최초 고용계약 때부터 성과급을 2~3년에 걸쳐 지급하는 고용계약을 맺는다. 애널리스트 대상 연봉계약 역시 2~3년을 조건으로 계약한다. 장외 파생상품처럼 성과가 장기에 걸쳐 발생하는 부문에 대해서는 성과급도 일회성으로 지급하기보다는 판매 이후 상황에 따라 나눠서 준다.

이 회사 관계자는 "최종 성적이 나오기 전 성과급을 일시에 주게 되면 당사자들이 '실적을 올리고 보자'는 식으로 무리하게 영업을 해 결과적으로 회사에 피해를 줄 수도 있어 이런 장치를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 같은 장치를 통해 회사와 직원 모두 오랫동안 더불어 성장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굿모닝신한증권은 직원들의 고용을 최대한 보장하는 대신 급여수준을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증권업계의 과도한 성과급 제도가 고용불안정에서 나왔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회사 측은 직원들이 정년까지 회사를 다닐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되 직급별로 급여의 상한선을 두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아직은 경영진의 구상 수준이지만 노사 간 공감대가 형성되고 합의가 이뤄지면 조만간 바뀔 인사제도에 반영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이동걸 굿모닝신한증권 사장은 "경영이 어려워도 가급적 감원하지 않는다는 신한금융그룹의 기업문화에 맞춰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증권사에도 정년까지 근무하는 평생직장의 개념이 도입되면 과도한 몸값 문제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