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에서 잘 나가는 '특A급' 리서치센터장은 연봉 7억~8억원에 3~5년 근무를 보장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은행 IT(정보기술) 등 인기업종을 담당하는 애널리스트들은 몸값이 4억~5억원에 달하기도 한다. 특히 외부에서 영입될 땐 기존 연봉의 1.5배를 다년 계약으로 챙기는 사례가 빈번해 2억~3억원짜리 애널리스트들은 수두룩하다. 이들은 연봉의 대부분을 성과급이 아닌 고정급 형태로 수년간 받기 때문에 증시 상황과 상관없이 거액을 챙길 수 있다.

IB(투자은행) 업무 담당자들은 성과급으로 '대박 연봉'을 노린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에서 대형 계약 한건만 성사시켜도 수억원의 성과급이 떨어진다. IB 담당 임원은 수십억원의 성과급을 받기도 한다.

이 같은 증권맨 몸값 거품은 지난해 초 절정에 달했다. 2007년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넘어서며 강세를 보이자 지난해 초 애널리스트를 중심으로 증권맨들의 연봉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여기에 신설 증권사들까지 인력 확보전에 가세하면서 거품은 더 커졌다.

애널리스트의 경우 거액의 연봉을 유지하기 위해 펀드매니저들에게 가장 공을 들인다. 이들의 평가가 몸값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펀드매니저들은 양질의 분석보고서를 제공하는 애널리스트가 속한 증권사에 주문을 몰아줘 그 증권사의 수수료 수입을 높여준다. 따라서 증권사들은 펀드매니저들의 주문을 많이 끌어오는 애널리스트를 우대한다. 증권사의 법인영업담당 임원이 리서치센터장에게 애널리스트 연봉 책정 및 인사와 관련해 암암리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김태완/장경영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