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반등 기대에 부유층 투자 늘어" … 철저히 대형우량주 위주 매입

'큰손'으로 불리는 강남 부유층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으로 돌아올 조짐을 보이고 있다.

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각국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부양책과 원.달러 환율 안정, 시중금리 하락 등의 호재가 겹치면서 지난해 말부터 증시가 `해빙' 조짐을 보이자 큰손들의 움직임도 점차 바빠지고 있다.

자산 규모가 100억원이 넘는 부유층인 이들은 보통 20억~30억원 가량을 주식에 투자하고 있으며, 장기 투자를 중시해 1년에 한두번 정도밖에 거래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우리투자증권 강남대로 웰스매니지센터의 신재범 PB팀장은 "지난해 11,12월경 악화된 펀드 수익률에 대한 실망으로 환매했던 고객들이 주식으로 직접 매매해서 수익을 올리려고 주식 투자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신 팀장은 "이들은 펀드로 기존 손실을 회복하는 것보다는 주식을 통한 직접투자가 더 빠를 것이라는 판단으로 최근 주식을 직접 매매해서 꽤 괜찮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해 중국 등 해외 펀드에 투자했다가 큰 손실을 본 고객들의 직접투자가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증권 갤러리아PB지점 임주혁 차장은 "해외펀드 중 손실이 커 수익률을 만회하려면 꽤 오랜 시간이 걸리는 펀드부터 환매한 후 이 자금을 직접투자에 활용하는 큰손 고객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강남 큰손들은 주식 직접투자에 나서되 철저하게 우량주 위주로 종목을 압축시켜 투자하고 있다고 이들은 전했다.

D램 가격의 반등으로 혜택이 큰 삼성전자나 자산가치가 좋은 POSCO, KCC 등과 정부 경기부양책의 수혜주가 될 수 있는 현대건설 등이 최근 큰손들의 주된 관심 종목인 것으로 파악됐다.

또 주식시장에 진입할 시기를 저울질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아 큰손들의 주식 매입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대우증권 도곡 자산관리센터의 배진묵 센터장은 "주식 매수 시기를 기다리다 주가가 올라 주식을 미처 매수하지 못한 투자자들이 시장에 들어올 수 있는 증시 하락 시기를 노리고 있는 상태"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하지만 큰손 중에서도 보수적인 투자자들은 주식시장 진입을 상당히 망설이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것이 증시 종사자들의 전언이다.

동양종금증권 골드센터강남점 유진경 과장은 "펀드에서 손실난 고객 중 젊은 고객층은 직접 주식 쪽으로 갈아탔고, 보수적인 고객들은 주식 손실은 잊고 신탁상품, 채권 등 고금리 상품으로 갈아타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안승섭 기자 ss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