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간 韓증시서 1조4천억 순매수
대만.인도서도 주식매수 행진


최근 세계적 경기침체 속에서도 한국과 대만, 인도 등 아시아 주요국 증시로 외국인 자금이 대거 몰려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대우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외국인은 최근 7거래일 동안 한국 증시에서 1조4천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해 지난해 12월 한달간 순매수 금액(8천500억원)을 넘어섰다.

이 같은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1995년 이후 14년간 연초 5거래일 순매수 기록 중 최대 규모로, 2008년 연초에 1조2천억원이 빠져나갔던 것과 비교하면 한국의 연초증시에 대한 외국인의 시각이 1년 사이 크게 바뀐 것이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대만과 인도 증시에서도 각각 5억8천만달러(약 7천670억원)와 5억6천800만달러(약 7천514억원)의 매수 우위를 기록해 아시아 신흥시장에 외국자본이 유입되고 있다는 해석을 가능케 했다.

이처럼 아시아 신흥시장에 다시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는 것은 우선 글로벌 유동성 공급이 확대되면서 전반적 위험에 대한 기피현상이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대우증권은 분석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공격적 금리 인하로 미 통화량이 증가하고 기업어음(CP) 발행 증가로 기업들의 자금 사정도 개선되는 등 글로벌 유동성이 풍부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리먼브러더스 파산 사태 이후 고조된 위기감으로 달러화 등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현상이 커지며 5%포인트 이상으로 확대됐던 TED 스프레드(미국 국채 3년물과 영국 은행간 금리인 리보와 금리차) 등이 하락세를 보이며 외국인 자금이 신흥시장 등에서 활동을 재개한 것으로 대우증권은 풀이했다.

한치환 연구원은 "최근 달러화가 약세로 반전하고 금과 원유 등 원자재 가격이 투기적 순매수를 통해 상승세를 타고 있으며, 아시아 주요 증시에도 외국인 매수가 늘고 있다"며 "이는 그동안 위축된 투자심리로 안전자산으로 몰리던 글로벌 유동성이 순환을 재개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이봉준 기자 j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