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하가 앞으로 얼마나 언제까지 계속될까.

한국은행이 9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연 3.00%이었던 기준금리를 연 2.50%로 0.50%포인트 내렸다. 당초 시장에서 예상하던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경기침체로 인해 상반기까지 추가 금리인하가 이뤄질 것이나, 여지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사상 최저치 금리인하…시장은 '출렁'

금통위의 이번 결정에 따라 지난 10월 5.25%였던 기준금리는 3개월만에 2%대로 하락했다.

금통위의 결정은 올해 경제성장률이 1%대로 추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올만큼 경기가 악화되고 있는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하지만 증시 반응은 그다지 좋지 못하다. 금리인하 기대감이 이미 상당부분 증시에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금리결정 전에 1200선에서 횡보하던 코스피 지수는 9일 금리인하 발표후 장중 1180선 아래로 미끄러졌다. 장초 순항하던 코스닥 지수는 하락반전했다.

좀 더 공격적인 금리인하가 기대되다가, 예상 수준으로 떨어지자 실망 매물이 나오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간 시장에서는 0.25~0.50%포인트 인하에 주로 무게를 뒀으나, 일부에서는 0.75%포인트 전망도 내놨다. 골드만삭스 등 외국계는 최대 1%포인트까지 예상했었다.

◆ 앞으로 얼마나 내리나?

실물 경기침체가 적어도 올 하반기까지는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한은의 금리인하 행진이 언제, 어디까지 이뤄질 지가 앞으로 관심이다.

전문가들은 상반기까지는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주형 동양종금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예전과 달리 예상 수준의 금리인하를 단행했다는 것은 앞으로 더 내리겠다는 여지를 남겨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하반기 경제 상황이 매우 불확실해 상반기까지 기준금리를 계속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추가적으로 0.50%포인트 내려 2%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LIG투자증권은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인하 추이를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증권사 유신익 이코노미스트는 "ECB의 정책금리 인하 속도가 국내 정책금리 인하에 비해 완만하게 진행된다면 국내 채권시장으로의 자본유입 속도가 둔화될 수 있고,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커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오는 15일 예정된 ECB의 금리결정에서 인하폭이 0.50%을 넘을 경우 한국은행의 정책금리 수준이 1%대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한국은행이 추가적으로 금리를 내려도 그 효과는 제한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정상윤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2%까지 기준금리가 내려갈 수 있겠지만 문제는 이제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라고 밝혔다.

그 동안 정부가 유동성 공급에 힘써왔고, 증시가 랠리를 타면서 일정 부분 성과가 나타났지만 신용경색 해소, 가계소득 증가 등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는 것이다.

정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정부가 과거처럼 일방적으로 금리를 내리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경닷컴 문정현 기자 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