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검찰은 지난 7일 검거한 박모(31)씨가 미네르바가 확실히 맞으며 ‘제2의 미네르바’는 없다고 9일 밝혔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9일 “지금까지 수사결과 인터넷에 올라온 미네르바의 글은 체포한 박모씨가 쓴 글이 확실하다”며 “진짜 미네르바가 따로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검찰은 미네르바의 필명으로 올린 글이 2개의 고정된 인터넷주소(IP)에서 일관되게 작성됐다는 점,박 씨가 자신이 모든 글을 올렸다고 인정하고 있다는 점,실제 2009년 한국경제전망에 대해 글을 작성하라고 하자 종전 미네르바 글과 같은 문체와 단어를 이용해 수준높은 글을 작성했다는 점을 들어 박 씨가 미네르바임을 확신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검찰은 박씨가 전문대를 졸업하고 잠시 취직을 했다며 경제학을 수년간 독학으로 공부해왔다고 설명했다.검찰은 물론 미네르바를 사칭하는 다른 네티즌이 존재할 가능성은 있지만 박씨가 ‘원조 미네르바’임이 분명하다고 확신하는 분위기다.

실제 검찰이 박씨에게 45분간 시간을 주면서 2009년 한국경제전망에 대해 글을 쓰라고 하자 컴퓨터를 참고하며 막힘없이 술술 써냈을 뿐 아니라 독학을 했음에도 상당한 수준의 전문용어를 구사했고 문장 구성력 등 글솜씨도 빼어났다고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검찰의 이런 자신감에도 불구하고 네티즌들 일부에서는 여전히 박씨가 ‘짝퉁 미네르바’일것이라는 시각을 고수하고 있다.이들은 박씨의 경력이나 학력이 미네르바 수준의 글을 만들어내기엔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는 점,실제 증권시장이나 외환시장 경험이 없이는 관련 글을 작성하기 힘들다는 점,박 씨가 너무 순순히 미네르바를 자임한다는 점의 의심의 근거로 꼽고 있다.한 네티즌은 “미네르바 신드롬이 일면서 미네르바 필명을 사용하는 네티즌들이 늘어났었다”며 “박씨도 그중 한명일수 있다”고 주장했다.그는 “다만 박씨가 작년 12월29일 문제가 됐던 글을 올렸을 가능성은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박 씨의 ‘짝퉁 미네르바’논쟁과 관계없이,과연 미네르바를 형사처벌할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검찰은 작년 12월29일 올린 글이 명백히 허위사실 유포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는 반면,일부 네티즌들은 미네르바에 대한 ‘괘씸죄’를 형사처벌 대상으로 삼으려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