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는 올 상반기로 예상되는 KTF와의 합병으로 관심을 끈다. 그동안 유선통신시장의 침체로 인해 성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이 주가의 발목을 잡아왔지만 합병을 통해 이 같은 문제가 해소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KT가 자회사인 KTF와 합병하게 되면 매출이 크게 늘어나는 것은 물론 유 · 무선 통합서비스 등을 통한 시너지 효과로 EPS(주당순이익)가 급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승교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KT가 KTF와 합병하면 와이브로 3G(3세대)서비스 등을 통한 무선인터넷 매출 증가와 유무선 묶음상품 서비스에 따른 해지율 감소 등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합병 후 2년 이내 KT의 EPS는 지금의 4000원대에서 7000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특히 합병에 따른 비용이 전혀 들지 않는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KT는 현재 25.99%의 자사주(약 2조7000억원어치)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는 KTF와 주식 교환 방식으로 합병하면서 활용될 것으로 분석된다. KT는 현재 KTF 지분 54.25%를 보유하고 있다.

KT에서 보유하고 있지 않은 KTF 지분 45.75%를 7일 주가로 환산하면 2조4500억원 수준에 이른다. 이는 KT의 보유 자사주 가치에도 못 미치는 규모여서 사실상 자사주를 KTF 주주들에게 나눠주는 것만으로도 합병을 마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렇게 되면 합병법인의 주식수를 늘리지 않고서도 이익은 크게 늘어나게 된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합병 후 PER(주가수익비율)가 크게 낮아지는 데다 합병 이후 구조조정 등으로 비용절감이 기대된다"며 "최근 합병 기대감으로 주가가 많이 올랐지만 합병 이후에는 추가적인 상승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대신증권 이동섭 연구원도 "합병으로 인한 시너지 효과를 고려하면 KT의 적정가치는 크게 높아진다"며 "합병을 전제로 하면 KT의 적정가치는 4만5000원 선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자산주로서도 매력을 지니고 있다. 10년 만에 자산재평가가 허용됨에 따라 이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을 공시지가로 재평가하게 되면 재평가 차익이 무려 4조4000여억원에 달하게 된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