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대표 유통주인 신세계는 소비경기 둔화 우려에도 올해 영업이익이 작년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할인점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이마트의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이란 분석에 따른 것이다.

우리투자증권은 신세계의 올해 영업이익을 작년보다 10% 증가한 9152억원으로 전망했다. 이는 작년 영업이익 증가율(8%)보다 높은 수치다.

교보증권도 올해 영업이익을 9257억원으로 작년보다 11%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경기침체로 소비시장 불황이 우려되는 데도 이처럼 실적개선을 전망하는 이유는 아이러니컬하게도 소비자들의 '얇아진 지갑' 덕분이다.

박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소비자들이 가격이 싼 제품을 선호하게 되면서 자체브랜드 상품군인 PB제품이 선전하며 이익 증가세를 이끌 것"이라고 진단했다.

PB 제품은 할인점이 우유 라면 햄 주스 등 제품에 자체브랜드를 붙여 판매하는 것으로 경쟁 제품보다 20%까지 저렴하다.

또 자회사인 신세계마트를 흡수 합병하는 데 따른 실적개선 효과도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합병을 완료한 신세계마트의 작년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4627억원과 113억원이다.

백화점 부문도 예상 외로 선전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많다. 소비양극화 현상이 나타나면서 명품과 잡화의 판매가 증가할 것이란 진단에 따른 것이다.

김장우 교보증권 연구원은 "극심한 경기침체에도 4분기 실적을 잠정집계한 결과 백화점 부문의 매출은 동일점 기준으로 전년 대비 3% 정도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50만원대 진입을 앞두고 주춤하고 있는 신세계의 저가매력도 높아졌다는 지적이다.

최근 부진한 주가는 정부가 보유 중인 신세계지분 3.3%를 기업은행의 유상증자에 현물출자키로 결정하면서 이 물량이 주식시장에 매물로 출회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박 연구원은 "기업은행은 유동성 문제가 크지 않아 받은 주식을 현금화할 필요가 없다"며 "기업은행이 자본확충을 위해서는 현금화하는 것보다 유상증자로 받은 주식을 보유하며 주가상승을 노리는 게 훨씬 전략적인 판단이라 매물로 나올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