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은 올 하반기로 갈수록 봉형강 제품의 성수기 진입과 고로 사업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상승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10월 금융위기 속에 2만2000원대까지 떨어졌으나 이후 주가가 회복세를 타며 4만원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지난달 29일부터는 외국인과 기관투자가의 쌍끌이도 이어지고 있다.

작년 4분기 실적 부진을 감안해도 주가가 낮은 수준이라는 분석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종재 키움증권 연구원은 "10월 실적은 양호했으나 가동률 하락과 11월 2번에 걸친 가격 인하로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2138억원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전분기 영업이익(4449억원)보다는 크게 줄어든 것이지만 전년 동기보다는 38.7% 증가한 수치다.

김강오 푸르덴셜투자증권 연구원은 "원재료인 스크랩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고가에 구입한 스크랩이 투입되면서 마진이 줄어들었다"며 "가동률 하락으로 고정비 부담이 증가한 점도 수익성이 낮아진 이유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건설경기 부진으로 올 상반기 철근시장 악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원재료인 철 스크랩가격도 떨어져 마진 확보는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올 1분기를 저점으로 4분기로 갈수록 영업이익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 한 해 영업이익을 7668억원으로 예상했다.

현대제철은 전세계 경기부양의 수혜주로도 꼽힌다. 경기부양책이 SOC(사회간접자본) 투자에 집중하고 있어 예산집행이 빠르게 이뤄질 경우 2분기부터는 봉형강류 수요회복이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종재 연구원은 "상반기 중 철강가격 반등이 예상된다"며 "가격이 오를 경우 성장성이 큰 기업이 더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또 원 · 달러 환율 안정으로 외화환산손실이 줄어드는 점도 긍정적으로 분석된다.

하반기로 갈수록 당진 제철소의 높은 성장성이 부각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종재 연구원은 "고로 가동시점이 빨리질 수 있다"며 "고로사업에 대한 시각이 현재 부담요인에서 기회요인으로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하종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포스코와의 주가격차 축소가 진행되는 기간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미 알려진 수요둔화보다는 고로 사업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갈 시점이라는 지적이 우세하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