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우량주 집중…수급개선으로 강세장 기대 높여

외국인이 주식을 빌려 판 공매도 물량을 상환하기 위해 증시에서 해당 주식을 되사서 갚는 '쇼트 커버링'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올 들어 외국인의 주식 매입 규모가 확대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유동성 확대에 따른 베어마켓 랠리(불황 속 일시적인 주가 상승) 기대감이 커지면서 외국인이 공매도 쇼트 커버링을 지속,12조원 이상의 주식을 더 살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6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3700억원 이상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지난달 29일부터 5일 연속 순매수다. 이 기간 주식 매수 규모는 1조원을 넘어섰다.

이 같은 외국인의 순매수는 대부분 공매도 주식을 상환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외국인이 빌린 주식 총액인 대차잔액은 12조7845억원으로 공매도 제한 조치가 취해졌던 지난해 9월30일(31조3016억원)보다 18조3000억원 이상 급감했다. 같은 기간 빌린 주식 수는 7억193만여주에서 3억7525만여주로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상환한 주식들은 포스코 LG전자 현대중공업 등 대형 우량주가 대부분이어서 그만큼 코스피지수를 끌어올리는 효과도 크다.

외국인은 세계 각국이 경기부양을 위해 시장에 유동성을 대량 지원하자 유동성 랠리가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으로 공매도 주식 상환을 서두르고 있다는 진단이다. 주가가 더 오르기 전에 주식을 매입해 손실을 줄이겠다는 의도다.

김세중 신영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순매수세로 돌아선 지난달 대차잔량도 4억주 아래로 떨어지는 등 외국인이 쇼트 커버링에 주력하고 있는 모습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외국인은 12조원 이상의 주식을 더 살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갚아야 하는 대차잔액 규모가 12조7845억원에 이르는 데다 통계에 잡히지 않는 사모펀드 등에서 빌린 주식도 상환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들 물량 역시 대형 우량주가 대부분이어서 강세장이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해외 뮤추얼펀드들이 최근 들어 국내 주식을 순매수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서영호 JP모간증권 서울지점 전무는 "청산된 헤지펀드에서 빠져 나온 자금이 해외 뮤추얼펀드로 이동하면서 이들 펀드가 우량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