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새해 들어 경기와 기업이익에서 반전 모멘텀을 찾아볼 수 없음에도 새해 들어 연일 강세를 보여 6일 코스피지수가 1,200선을 넘나들고 있다.

올해 경제상황이 작년보다 더 나빠질 것이라는 전망에도 주가가 상승하는 것은 유동성 랠리 가능성에 대한 낙관적인 심리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유동성 랠리의 주요 근거는 전세계 중앙은행들의 잇따른 금리 인하조치다.

미국이 '제로금리'에 들어간 것을 비롯해 주요 선진국이 앞다퉈 금리를 내리고 재정확대 정책을 펼치면서 증시의 버팀목이 될 유동성이 풍부해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확산하고 있다.

우리 증시도 한국은행이 사상 처음으로 지난해 12월 기준금리를 1.00%포인트나 내린 데 이어 오는 9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추가로 인하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아울러 원·달러 환율의 하향 안정화 흐름, 외국인의 순매수세 등도 주가 반등을 지지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삼성증권 소장호 애널리스트는 "그동안 정부가 돈을 풀어 은행에 지원했지만, 그 돈이 시중에 풀리지 않고 바로 중앙은행으로 재흡수되는 모습을 보였으나 최근 들어 본원통화의 증가가 총통화로 연결되기 시작해 서서히 시중에 돈이 풀리고 있다"고 말했다.

유동성 랠리에 대한 비관적 견해도 있다.

실물경기 하락이 본격화하면서 기업들의 실적이 악화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산업생산이 11.4% 감소했고, 국내 경제성장의 원동력인 수출도 지난해 11월(-19.0%)에 이어 12월에 -17.4%라는 기록적인 감소세를 보였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실물경기 하강과 소비위축이 기업들의 구조조정을 일으키고 고용을 악화해 경기 회복이 지연되면 유동성 랠리가 현실화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까지 기업 실적이 악화할 것이라는 비관론도 만만찮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자사가 분석대상으로 삼는 기업의 영업이익 전망치가 지난해 4분기 8%에서 올해 1분기 -21%, 2분기 -20%로 마이너스로 떨어졌다가 3분기 21%로 회복할 것으로 추정됐다.

소장호 애널리스트는 "현재 주가가 시장의 내재가치를 밑도는 매력적인 수준이지만 시장을 경계하는 요인이라는 점을 배제할 수 없다"며 "단기적으로 유동성 기대 랠리에 따른 추가적인 상승이 나타날 수 있지만, 그 폭은 제한적일 것이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pseudoj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