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은 6일 최근 외국인 매수는 단순한 정상화의 과정일 뿐이고 순매수도 일부 업종에만 국한돼 있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증권사 박소연 연구원은 "11월말 이후 외국인의 누적 순매수가 1조8000억원에 달하면서 외국인들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며 설명했다.

그러나 11월말 이후 유입된 외국인 매수는 리먼 파산 이후 과도하게 진행된 디레버리지의 교정 작업으로 판단되며 대차잔고 상환과도 일부 연관돼 있어 과도한 기대는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동아시아와 동유럽 등 타 지역에 비해 과도하게 비중축소가 진행될 지역일수록 외국인 매수세가 더욱 강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주식시장으로의 자금 유입 추세의 복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박 연구원은 분석했다.

또 업종별로 전기전자, 건설, 운수장비, 철강금속 등 외국인 매수가 몰렸던 업종의 대차잔고(상장주식수 대비 잔고비율 기준)가 가장 많이 감소했고 은행, 운수창고 등 외국인 매수가 그다지 많지 않았고 순매도한 업종의 경우 오히려 대차잔고가 증가한 것은 12월 외국인 순매수 중 상당 부분은 대차잔고 상환용이었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는 설명이다.

박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한국 시장 전체를 사는 자금이라면 시가총액 비중대로 베팅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그러나 외국인 순매수는 일부 업종에만 국한돼 있고 특히 구조조정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은행업종에 대해서는 여전히 순매도가 지속되며 경계의 시각을 풀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11월26일 이후 금융업종의 외국인 누적 순매수는 989억원이지만 12월 중순 KB금융 자사주 물량 중 약 2300억원 상당을 외국인들이 받아갔기 때문에 실제 외국인 투자자들의 금융업종 순매도는 약 1300억원 정도로 보는 것이 맞다는 분석이다. 이중 증권업종 순매수(982억원)과 보험업종 수매수(748억원)을 제외하면 금융지주 중심으로 3000억원 정도의 외국인 매물이 나왔다고 박 연구원은 설명했다.

대신 시가총액 비중이 18.7% 정도인 전기전자에 총 매수금액의 절반 가까이가 들어갔고 시가총액 비중 7.8%정도의 철강금속 업종에 총 매수금액의 27%가 소요됐다. 구조조정 논쟁이 본격 진행중인 건설업종은 시가총액의 약 4%를 차지하지만 343억원(전체 순매수의 1.9%)사자에 그쳤다.

외국인이 전기전자에 절반 가까운 금액을 투자했고 은행, 건설 등 구조조정 이슈가 있는 업종은 시가총액 비중이 상당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소외돼 있다는 것은 은행과 건설업종의 미래에 대해 낙관하지 않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박 연구원은 주장했다.

한경닷컴 배샛별 기자 sta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