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LG화학 등 경기부양 정책 기대감에 급등

대표적인 경기 민감주로 꼽히는 철강 · 화학 등 소재주들이 새해 들어 강하게 반등하고 있어 관심이다. 경기부양 정책 기대감 속에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가 소재주로 동시에 몰리면서 연일 상승 흐름을 타는 모습이다. 하지만 소재주의 반등을 실물경기 회복의 전조로 해석하기엔 무리가 있는 만큼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5일 증시업계에 따르면 철강금속업종지수의 최근 사흘 상승률은 6.32%로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 5.00%를 웃돌며 새해 증시를 이끌고 있다. 대표주인 포스코는 이날 1.65% 오른 39만9500원으로 마감하며 지난해 10월2일(41만5500원) 이후 처음으로 40만원 돌파를 눈앞에 뒀다. 현대제철도 2.13% 오른 4만850원으로 장을 마치며 나흘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동국제강과 고려아연은 나란히 60일 신고가까지 치솟았다. 동국제강은 2.81% 오른 2만9300원으로 이틀 연속 강세를 보였고,고려아연은 8.81% 급등한 8만4000원으로 마감,나흘 연속 급반등했다. 아울러 NI스틸 문배철강 DSR제강 만호제강 등 중소형 철강주들도 급등세를 타면서 동반 60일 신고가를 기록했다. 특히 NI스틸과 NI스틸의 최대주주인 문배철강은 '4대강 정비사업'의 수혜주로 거론되면서 이틀 연속 상한가로 치솟았다.

화학주도 강세다. LG화학은 이날 4.39% 오른 7만8400원으로 거래를 마치며 사흘째 오름세를 이어갔고,한화석유화학도 전날 상한가에 이어 3.77% 올랐다. 호남석유화학은 7.68% 오른 6만300원에 거래를 마치며 3개월 만에 6만원대 주가를 회복했다.

소재주의 동반 강세 배경에는 연초 각국의 경기부양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자리잡고 있다. 김경중 삼성증권 기초산업 파트장은 "각국 정부가 정책을 쏟아내며 경기 부양에 노력하고 있는 점이 철강금속주의 반등을 이끌고 있다"며 "중국 철강 유통가격이 연말부터 강보합을 나타내고 유가 상승에 따라 비철가격이 오르는 것도 강세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이응주 대우증권 선임연구원은 "화학주들이 10~11월 제품 가격이 크게 떨어지며 주가가 급락했지만 최악의 상황을 지나면서 최근 제품가격이 오르고 밸류에이션 매력도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들의 '쌍끌이' 매수로 꼬였던 수급도 호전되고 있다. 외국인은 이날 포스코를 10만주가량 순매수했고 현대제철 동국제강 고려아연 LG화학 등에 5만~10만주 매수 우위를 보였다. 기관들도 관련주에 연일 매수 주문을 넣고 있다. 대표적으로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해 12월 동국제강 지분 6.36%를 장내매수했다고 공시한 데 이어 최근엔 고려아연 지분 6.08%를 신규로 사들였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기침체 우려감이 잠복해 있는 상황이라 추세적인 상승세로 돌아섰다고 보기는 너무 성급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양기인 대우증권 기업분석부장은 "철강주들이 다른 업종에 비해 특별히 좋다고 보기는 힘든 상황이어서 순환매 성격의 일시적 반등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정헌 하나대투증권 화학 · 내수 팀장도 "화학주들이 작년 12월 중국 쪽 수요가 늘어난 데 힘입어 제품 가격이 바닥을 찍으면서 회복하는 상황이지만 최근 주가가 많이 올라 관망하는 게 더 적절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실물경기가 회복하려면 시간이 걸리는 만큼 최근 소재주 반등은 경기부양 기대감 속에 단기적인 뭉칫돈이 몰리면서 나타난 일시적 반등으로 해석된다"고 지적했다.

조진형/조재희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