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여파로 증시 변동성이 커졌던 지난해 하반기 급격한 시황 변동과 관련한 조회공시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정규장이 마감된 이후에 발표하는 '올빼미 공시'가 60% 안팎에 달했다. 코스닥시장에선 검찰수사 등의 영향으로 횡령 · 배임 보도 관련 조회공시가 늘었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기업 구조조정과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에 대비한 금융시장의 변화로 인수 · 합병(M&A) 소문에 대한 조회공시가 두 배나 급증했다. 5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2008년 국내 상장 법인의 공시 건수는 한 해 전보다 3.2% 증가해 2만1566건을 기록했다. 원인은 상장 기업 수 증가에 따른 자연스러운 수시공시 증가와 하반기 들어 장세가 급변하면서 시황에 대한 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시황 관련 조회공시는 상반기 73건에서 하반기 135건으로 증가했다.

반면 장래 사업계획이나 매출액 전망치 등을 밝히는 공정공시는 사후 심사가 강화되면서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6.5%,17.1% 감소했다.

특히 실물경기 악화에 따라 기업활동이 위축되고 신규 상장 기업 수 증가가 둔화된 하반기에는 공시 건수가 감소세로 돌아섰지만 '올빼미 공시'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가증권 상장사들의 전체 공시 중 62.5%가 오후 3시 정규시장이 종료된 이후에 나왔으며 오후 5시 이후도 25%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코스닥 상장사의 59.6%도 정규장 마감 후 공시를 냈다. 이사회 등이 오후에 열리는 점을 감안해도 악재성 공시는 유달리 늦은 오후에 공개된 것으로 분석된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