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투자증권이 JP모건으로부터 한국디지털위성방송(스카이라이프) 지분 9.3%를 사들였다. 작년 리먼브러더스 파산 이후 자금시장이 경색되면서 증권사들의 직접투자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우리투자증권은 최근 JP모건의 자회사인 JP모건화이트프라이어스로부터 한국디지털위성방송 주식 920만주를 주당 5000원(총 460억원)에 인수했다. 또 주식 인수와 동시에 한국디지털위성방송 최대주주인 KT와 이 주식을 상대방에게만 사고팔 수 있는 옵션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JP모건화이트프라이어스는 2005년 한국디지털위성방송 유상증자에 참여해 4대주주가 됐다. 당시 화이트프라이어스도 KT에 3년 내 주식을 되팔 수 있는 옵션계약을 맺었고 이 계약은 작년 말이 만기였다.

업계 관계자는 "화이트프라이어스는 작년 말 옵션 만기가 돌아오자 옵션을 행사하는 대신 주식과 함께 옵션계약을 통째로 우리투자증권에 매각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우리투자증권과 KT는 별도의 계약을 통해 3년 안에 KT가 되살 수 있는 계약을 맺었다. 그 대가로 우리투자증권은 KT로부터 연 12%가량의 옵션프리미엄을 받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번 투자는 시세차익이나 배당수익을 노리는 주식투자라기보다 안전한 채권투자의 성격이 강하다"고 말했다. KT가 JP모건으로부터 당장 한국디지털위성방송 주식을 살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자 우리투자증권이 이를 사서 보관하는 대신 수수료를 받는 셈이라는 설명이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