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0억 청산 매물에도 32P 급등…대형 조선·건설株 반등장 주도
8일 만기일까지 1조 매물 나올 듯…작년 4분기 기업실적도 지켜봐야
'1월 증시' 기대가 프로그램 매물부담 제쳐
새해 첫날 1월 증시에 대한 기대가 프로그램 매물을 압도해 코스피가 1150선을 회복했다. 2일 증시에서는 지난해 말 배당을 노리고 유입됐던 프로그램 매수차익거래 청산 매물이 1266억원어치나 쏟아졌지만 외국인과 기관투자가가 이를 거뜬히 소화한 데 따라 코스피지수가 32.93포인트(2.93%) 상승하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선물과 연계되지 않은 비차익 프로그램도 511억원의 순매수를 보였다.

대형 건설사와 조선사는 구조조정이 본격화돼도 이렇다 할 피해가 없을 것이라는 분석으로 강세를 보이며 상승장을 이끌었다.

증시에서는 오는 20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을 앞두고 대규모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며 주가가 추가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건설주·조선주 상한가 속출

대형 조선주와 건설주가 주가 상승세를 주도했다.

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은 일찌감치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고 STX조선은 11.24% 급등했다. 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도 각각 7.27%와 7.78% 오르며 상승세에 동참했다.

조인갑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세계적 석유기업인 셸이 7조원 규모의 LNG-FPSO(부유식 천연가스 생산·저장설비)를 발주할 것이라는 소식이 조선주 강세를 뒷받침했다"고 말했다.

최원경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초 조선사 구조조정 기준이 나왔지만 상장 6개사는 대상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오히려 구조조정 이후 대형 조선사들은 업계 공급능력이 줄어들어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형 건설주들도 강세가 두드러졌다. 대림산업이 10.11% 오른 것을 비롯 GS건설(8.45%) 현대건설(8.23%) 금호산업(8.14%) 등 대형사가 큰 폭으로 올랐다. 반면 남광토건은 6.58% 급락했으며 신일건업 코오롱건설 등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이창근 현대증권 산업분석부장은 "건설업체 구조조정안을 볼 때 상위 20대 건설사는 퇴출대상에 포함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과거 선례에서도 건설업종 주가는 구조조정기에 상승하며 특히 살아남는 중견 건설사들의 상승세가 돋보였다"고 말했다.

증권주도 1월 증시 기대로 동반 급등했다. 대우증권은 14.45% 올라 가격제한폭에 바짝 다가섰고 우리투자 현대 동양종금 한화 HMC투자증권 등도 10% 이상 상승했다. 지난해 말 연중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거래대금이 4조원대로 불어난 데다 건설사 여신 규모가 큰 일부 증권사들도 구조조정이 가시화되면서 불확실성이 줄어들 것이라는 평가가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호·악재 줄다리기 속 제한적 반등 기대

새해 첫장을 기분 좋게 출발한 만큼 1월 증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김성주 대우증권 투자전략파트장은 "연말연시 국내 증시가 쉬는 동안 미 증시는 이틀간 3.4% 올라 외국인 매수를 자극했다"며 "홍콩 싱가포르 등 아시아 시장도 동반 상승해 투자심리를 북돋웠다"고 말했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위원은 "올해는 외국인이 매도 일변도에서 벗어나 증시 수급 호전에 도움을 줄 것이란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가 추가반등엔 제한이 있을 것이란 분석도 만만치 않다. 오는 8일 옵션만기일까지 매수차익거래 청산 매물이 기다리고 있어 수급에 부담이 있는 데다 4분기 어닝쇼크 가능성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1조원가량의 차익 프로그램 매물이 옵션만기일까지 청산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재만 동양종금증권 연구위원은 "포스코를 비롯한 상장사들의 4분기 실적 발표가 임박했다"며 "현재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 줄어들 것으로 추정되지만 더 나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서정환/장경영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