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2009년 경제를 걱정하고 있다. 상반기는 특히 어려울 것이다. 아직 금융 기능이 정상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소비와 투자가 비정상적으로 위축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회복까지도 의외로 긴 시간이 소요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든다.

먼저 미국 경제가 얼마나 빨리 제자리를 찾을지 의심스럽다. 사람들은 미국 자동차 '빅3'의 부실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그런데 자동차 산업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이들이 도산으로 갈 수밖에 없음을 눈치채고 있었을 것이다.

자동차 개발 기간이 그렇게 길고,차량 1대당 인건비가 비교할 수 없이 높은 상태에서 어떻게 아시아 업체들을 상대할 수 있단 말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지금까지 버텨왔던 이유는 2000년대 초반 앨런 그린스펀이 돈을 풀어 구하기 쉬웠고,이를 통해 생긴 자산버블로 인해 자동차 수요가 비정상적으로 좋았기 때문이다.

이제 미국은 자동차를 정리하고 그동안 준비하지 못했던 새로운 무언가를 찾아야 한다. 거기에는 시간이 소요될 것이고,구조적 실업이 불가피할 것이다.

한국도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비슷한 문제를 갖고 있다. 1990년대 말 대기업의 줄도산을 겪으며 한국은 더 이상 설비 확장을 성장동력으로 삼을 수 없게 됐다. 많은 사람이 직장에서 나와 자영업자가 됐고,그들은 2002년 말 신용버블 붕괴와 함께 타격을 받았다.

그리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경기가 출렁거릴 때마다 자영업자들은 상처를 받지만 한국 경제는 아직도 그들을 임금근로자로 불러줄 만큼 충분한 직업을 제공하지 못한다. 한국의 산업구조가 더딘 진화를 보여 새로운 부가가치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지금의 주가 수준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낮은 수준에 있는 것은 분명하다. 또한 이 심리적 공황은 지나갈 것이다. 그러나 위에서 지적된 구조적 문제들은 주가의 상승 여력을 제한할 것이다.

김학주 삼성증권 센터장

한경닷컴(www.hankyung.com) 증권리더스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