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거래일 지수가 시원하게 올라주면 좋으련만, 투자자들의 바람과 달리 반대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배당락 이후 프로그램 매물과 원·달러 환율 급등이 증시의 발목을 잡고 있다.

2일 오전 11시16분 현재 프로그램은 2058억원 매도 우위를 보이고 있고, 원·달러 환율은 60원 넘게 올라 1300원을 돌파했다. 그 영향으로 코스피 지수는 보합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월은 흔히 한 해 증시 분위기를 좌우하는 '바로미터'로 인식돼 왔다.

동양종금증권은 "1990년 이후 코스피의 연간 수익률과 1월의 수익률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일 확률은 74%, 수익률 간의 상관계수는 0.5로 높은 수치를 보였다"며 1월 증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렇듯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1월 첫 장부터 지수가 시원치 못한 흐름을 보여 다소 찝찝한 마음을 지울 수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지나치게 우울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동양종금증권은 "1월 국내 증시는 미국의 신정부 출범과 우호적인 시중 유동성 환경을 고려할 때 재차 반등을 시도할 수 있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1928년 이후부터 분석한 결과 대통령 취임이 있었던 달의 미국 증시 흐름은 호조세를 보였고, 이는 국내 증시에도 긍정적이라는 분석이다.

이재만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취임식이 있었던 달의 S&P500 지수 평균 수익률은 0.9%, 상승 확률은 69%로 나타나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게다가 정책금리 인하로 유동성이 점차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호재라고 지적했다.

대우증권도 유동성 증가가 증시를 지지하는 받침대가 될 것으로 봤다.

이 증권사 김성주 연구원은 "증시가 본격적인 유동성 랠리를 보일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한국은행이 적극적으로 금리인하를 단행한 10월 이후 은행권 예금 증가세가 주춤해진 반면, 투신권의 주식형 펀드로 자금이 유입되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굿모닝신한증권도 여러 악재보다 유동성의 힘에 좀 더 주목하고 있다.

박효진 연구원은 "최악의 경기국면 속에서도 점차 커져가는 유동성의 힘을 체감하는 과정이 진행될 것"이라며 "단계적 상승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구조조정과 4분기 실적이라는 예정된 악재를 보면 시장이 큰 파도를 피해갈 수 없겠지만, 부정적이기만 한 시각은 틈새에 도사린 기회마저 놓칠 수 있다.

밤이 깊을수록 새벽은 가깝다.

한경닷컴 문정현 기자 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