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띠해인 기축년(己丑年)의 첫달인 1월 주식시장에서 불마켓(Bull Marketㆍ강세장)은 기대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들은 이달 증시에서 미국의 새 정부 출범 기대감, 유동성 확대 등 호재와 작년 4분기 어닝쇼크(실적 부진) 가능성, 구조조정 리스크 등 악재가 충돌하며 주목할만한 상승은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1월 증시 전망을 내놓은 증권사들은 코스피지수의 이달 고점이 작년 폐장지수인 1,124.47보다 소폭 상승한 1,200~1,260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가장 높은 1,260을 제시한 곳은 동양종금증권으로, 이 증권사 이재만 연구원은 20일로 예정된 미국 대통령 취임식, 원ㆍ달러 환율의 추가 하락, 증시에 우호적인 시중 단기자금 상황 등을 호재로 꼽았다.

신영증권 김세중 투자전략팀장은 "작년 4분기 실적의 경착륙 이후 올해 1분기 실적이 4분기와 비슷하거나 소폭 증가하는 것을 예상하고 있기 때문에 주가 역시 당분간 횡보할 것"이라며 오바마의 대통령 취임 때까지 최고 1,250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그러나 오바마 취임 이후 구조조정 리스크 재부각, 중국 춘제(春節) 전후 산업생산공백, 4분기 기업이익에 대한 불확실성 등이 주가 상승을 제한할 것으로 예상했다.

대우증권 김성주 연구원은 "유동성 보강에 대한 기대감 속에 글로벌 증시보다 상대적으로 개선되고 있는 이익 모멘텀은 호재가 될 수 있지만 취약한 절대 이익 모멘텀과 실물경기 침체, 본격화될 구조조정 과정에서 파생될 수 있는 불확실성이 남아있다"고 분석했다.

대부분 증권사는 주가가 하락하더라도 코스피지수가 1,000선은 무너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동부증권 최운선 연구원은 "신용경색 완화와 유동성을 고려할 때 1,100 이하는 절대 저평가 영역으로 판단한다"며 시장이 불확실성으로 1,100선을 밑돌 경우 증시 진입이나 비중 확대를 조언했다.

그러나 대신증권은 "이달 들어 증시의 긍정적인 모멘텀이 약화되면서 주가 반등이 마무리될 가능성이 크다"며 코스피 예상 저점으로 980을 제시했다.

성진경 시장전략팀장은 "낮은 금리 수준뿐 아니라 경기회복 기대감이 유동성 랠리의 기본 조건"이라며 "이런 점에서 최근 반등이 유동성 장세로 발전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하나대투증권도 이달 증시가 경제지표 악화와 기업실적 부진으로 `전강후약(前强後弱)'의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코스피 3개월 전망치 하단을 800으로 설정했다.

증권사들의 추천업종은 증시가 박스권 장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기업실적 부진도 우려됨에 따라 음식료, 필수소비재, 통신, 제약 등 경기방어업종에 몰렸다.

(서울연합뉴스) 이봉석 기자 anfou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