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증시 폐장 이후 악재성 공시를 어물쩍 내 놓은 기업들이 주가 폭락의 '된서리'에서 피해가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들 기업은 감자, 유상증자 철회 등 주가에 민감한 내용의 공시를 사람들의 관심이 덜 한 연말을 틈 타 집중적으로 쏟아냈다.

감자를 결의한 기업 주가가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2일 오전 10시 43분 현재 BHK 굿센 코스모스피엘씨 등이 일제히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졌다.

BHK는 작년말 액면가 500원짜리 보통주 20주를 동일 액면금액 1주로 병합하는 95% 감자를 결의했다고 밝혔다. 굿센과 코스모스피엘씨도 각각 지난해 12월 30일과 31일 공시를 내고 87.5%와 90% 감자를 결의했다고 전했다.

연말 대규모 유상증자 철회 사실을 밝힌 에프아이투어의 주가도 전날보다 13.46% 하락한 9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에프아이투어는 작년 폐장 후 공시를 통해 12월 5일 이사회에서 결의한 300억원 규모의 제 3자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를 취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공동대표를 맡고 있던 이명소씨와 사외이사, 비상근 감사 등의 경영진 사임 사실도 알려왔다.

진행중이던 사업을 접기로 한 에스피코프도 약세를 면치 못하는 중이다. 같은 시각 에스피코프 주가는 5.43% 하락한 435원을 기록중이다.

이 회사는 작년 초 유비트론과 체결한 태양에너지 사업의 전략전 제휴 양해각서(MOU)를 연말이 되자 해지키로 했다고 공시했다. 회사 역량을 하이드록스 가스 사업부문에 집중하기 위해서라고 에스피코프는 전했다.

에스피코프는 또 운영자금 180억원을 마련하기 위해 신주 3600만주를 발행하는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발행신주가 기존 발행주식총수(2068만여주)를 넘어서는 대규모 증자여서 예정대로 증자가 진행된다면 주식가치 희석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밖에 진행중이던 유상증자를 돌연 취소한 인젠(-4.41%), 공장 및 창고 임대업체 씨엔로지스 지분 인수 포기사실을 공시한 할리스이앤티(-2.50%) 등도 약세를 보이는 중이다.

이상윤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연말연휴를 이용해 악재성 얌체공시를 하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면서 "투자자들도 연말에 난 공시를 더욱 꼼꼼하게 살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