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의 통화옵션상품 키코(KIKO) 계약 일부 효력정지 판결 소식에 키코 피해주들이 무더기 상한가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부담이 늘어나게 된 은행주들은 하락세다.

2일 오전 10시 2분 현재 디에스엘시디와 모나미는 전거래일보다 각각 360원(15.00%), 910원(14.92%) 오른 2760원과 701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외에도 성진지오텍, 제이브이엠, 뉴인텍, 씨모텍, 태산엘시디, 심텍, 에스에이엠티 등이 무더기로 상한가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KB금융, 하나금융지주, 신한지주, 기업은행, 외환은행 등이 1~3%대 하락율을 보이고 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50부는 지난달 30일 모나미와 디에스엘시디가 SC제일은행을 상대로 제기한 통화옵션상품 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모나미 등이 해지권을 행사한 11월 이후의 계약 효력을 키코 관련 본안소송 확정판결이 날 때까지 정지한다"고 밝 혔다. 이번 결정으로 키코 계약이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가입 업체가 해지 의사를 밝힌 후 남아있는 계약기간에 대한 효력은 정지된다.

증권업계에서는 대부분의 키코 피해업체들이 가처분 신청을 잇따라 제기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에 따라 은행들의 부담이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성병수 푸르덴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이와 관련 "은행의 설명의무 위반 등이 인정됐기 때문에 일부 패소할 가능성이 커졌다"며 "최 종 결론이 나기 전까지 계약금액이 많은 은행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처분 신청이 늘면 환율에도 부담이 될 전망이다. 성 애널리스트는 "환헤지 관련 중소기업 중 상당수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할 것이고 이와 관련된 가처분 결정이 많아지게 될 경우 환율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은행이 본안 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환리 스크를 떠안고 가기 부담스러워 일부 청산을 하거나 달러 매수 혹은 반대 포지션을 취할 가능성이 있어, 환율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푸르덴셜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까지 통화옵션 관련 고객의 평가손실은 신한은행 3500억원, 외환은행 2869억원, 국민은행 1200억원 수준이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