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장이었던 2007년 증시에선 조선, 철강, 해운 등 성장주가 단연 돋보였다. 증시가 탄탄한 상승세를 보이자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대비 주가수준)보다는 성장성이 얼마나 높은가에 관심이 쏠렸다. 여기다 중국이라는 든든한 '빽'도 있었다.

그러나 2008년 증시는 예상치 못한 폭락장을 맞으면서 2007년과는 주도업종의 희비가 완연히 엇갈렸다. 경기방어주들이 선전하며 지수 방어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 반면 성장주들의 주가는 적게는 반토막, 많게는 5분의1토막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이처럼 2007년과 2008년은 '강세장=성장주, 약세장=가치주'라는 공식이 여실히 드러난 시기였다.

2009년 대부분 증권사가 '전약후강' 장세를 예측하고 있다.추천종목에서도 이같은 공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2009년 상반기에는 경기방어·가치주, 하반기는 성장주·IT·산업재 등이 유망종목(업종)으로 꼽히고 있다. 이 시기는 2008년 하반기 쏟아졌던 정책들이 실제 효과를 나타낼 시점이라는 점에서 정책수혜주도 주목해 볼만하다.

2008년 1년만에 지수가 반토막나는 폭락장세가 펼쳐진 만큼 2009년은 우량 중소형주 뿐만 아니라 가격이 싸진 대형주를 바겐헌팅(저가매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2009년 '상저하고'…섹터(업종)공략은 공식대로

2009년 상반기는 상저하고의 전형적인 반등장세가 예상되고 있다. 글로벌 경제침체가 상반기를 지나 바닥을 치면서 하반기 회복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상반기는 하반기를 겨냥한 우량주 저점매집 기회로 삼되, 주식시장에서는 경기방어주 중심으로 대응하라고 증권사들은 제시하고 있다. 하반기는 펀더멘털이 본격 회복세를 보이면서 경기관련업종과 성장주가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한양증권은 상반기 정책수혜와 경기방어주를, 하반기는 금융·IT·산업재·경기소비재 등을 유망섹터로 꼽았다. 교보증권 역시 상반기 경기방어주와 가치주를, 하반기는 경기관련업종과 성장주를 공략하라고 제시했다.

하나대투증권은 내년 경기둔화와 관련된 불확실성이 있는 만큼 섹터보다는 개별종목 중심의 접근이 유효하지만 섹터로 접근한다면 제약과 통신 등 방어적이고 마이너한 섹터가 우선이라고 분석했다. 메이저 섹터 중 유망섹터는 IT와 자동차를 꼽았다.

부국증권은 최선호 유망업종으로 통신서비스·필수소비재·제약·지주를, 차선호 유망업종으로는 IT와 산업재를 선정했다.

◆싸진 대형株 절호의 매수 기회

2008년 지수 1000선이 몇차례 무너지는 급락장이 연출된 만큼 2009년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반등기대감도 높다. 그러나 기업들의 이익 불확실성은 여전한 만큼 바닥을 테스트하는 과정은 몇차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조정시마다 우량대형주를 저가매수한다면 몇년 뒤 큰 수확을 얻을 수도 있겠다.

삼성증권은 장기적으로 큰 장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인내할 수 있는 투자자들은 변동의 하단 근처마다 주식을 매집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제시했다. 삼성증권은 내년 △브랜드, 이익의 질, 경쟁력에 초점 △환경 중심 △싸워서 이기는 한국기업 △원화가치 회복 △건설주, 은행주 매수 시점 등의 테마를 고려한 수혜종목에 관심을 기울일 것을 권했다.

이들 테마별 수혜종목으로는 △삼성그룹 △2차전지(LG화학, 삼성SDI), 초고압 송전(효성, LS)△자동차, 반도체, 휴대폰 타이어 △대한항공, CJ제일제당 △신한은행, 현대건설 등을 꼽았다.

굿모닝신한증권은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한 대형주와 경기에 둔감한 과점형 대형주를 양쪽 바벨로 균형을 맞추는 방식을 권했다. 최선호 종목으로 △삼성전자 △현대차 △포스코 △삼성전기 △LG화학 △동양제철화학 △동아제약 △농심 △KTF △현대건설 △두산중공업 △LS △엘앤에프 △삼성그룹ETF 등을 선정했다.

하나대투증권은 경기둔화국면에서 상대적으로 대형사가 돋보일 가능성이 높다며 내년 대형 우량주가 주목받는 시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2009년 유망종목으로 △삼성전자 △현대차 △LG전자 △두산중공업 △포스코 △현대중공업 △동양제철화학 △KT&G △태웅 △유한양행 △SK텔레콤 △웅진씽크빅 △신세계 △신한지주 △삼성증권 △삼성물산 △한진중공업 △한국가스공사 △NHN △현대모비스 등 20개 기업을 추천했다.

◆작지만 강한 중소형株도 있다

주식시장 침체로 투자자들이 보수적 투자전략으로 시장에 대응하면서 2008년은 중소형주가 상대적으로 소외받는 현상이 두드러졌다. 그러나 글로벌 경제위기를 극복한 국내 기업은 생각외로 많이 있기 때문에 저평가되고 소외된 최강 중소형주에 대한 관심도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또 급락 후 반등시 중소형주들의 상승률이 대형주보다 컸다는 사실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대우증권은 "어려운 시장 상황일수록 단기보다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기대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하며 중소형 종목에 대한 올바른 선택이 필요해 보인다"며 안정적 재무구조와 높은 자산가치, 뛰어난 제품 경쟁력, 신성장 동력의 확보 여부가 종목선택의 중요한 잣대가 돼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런 관점에서 대우증권은 △불황에 강한 기업 △틈새시장에서 길을 찾는 기업 △신성장의 꿈이 현실화되고 있는 기업이라는 3가지 아이디어로 2009년 비상을 준비하는 중소형주 12개를 제시했다.

대우증권이 꼽은 내년 최강 중소형주는 △범우이엔지 △상보 △동성홀딩스 △코텍 △한국알콜 △애강리메텍 △MH에탄올 △대진디엠피 △한텍 △일진에너지 △케이피에프 △한농화성 등 12개 종목이다.

유진투자증권은 "내년 하반기 완만한 상승을 전망하고 있어 중소형주도 현재와 달리 본질 가치를 찾아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신성장동력을 보유해 중장기적 고성장이 예상되는 기업 ◇높은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신규시장이 형성돼 성장성을 확보할 수 있는 기업 ◇키코 영향이 없고 경쟁업체가 환율영향으로 가격 경쟁력 저하로 수혜가 예상되는 기업 등을 기준으로 유망종목을 선정했다.

유진투자증권은 이런 3가지 기준에 맞는 기업으로 △KC코트렐 △포휴먼 △케이아이씨 △슈프리마 △더존디지탈 △삼강엠앤티 △휴비츠 등 7개 종목을 중소형 투자유망 주로 꼽았다.

한경닷컴 배샛별 기자 sta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