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축년 새해 증시는 기대보다 우려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세계 주요 국가들의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되고 있고, 기업들은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급감으로 생존을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는 속담처럼 침체 늪에 빠진 증시에도 희망의 불씨는 여전히 살아있다. 지난해 금융위기로 주가 변동성이 그 어느때 보다 컸지만 거래대금은 일정수준 이상을 유지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과거 IMF 구제금융 시기에 경험했듯이 주식의 시가총액 감소에도 불구하고 주식 거래대금은 오히려 증가하는 호황 국면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변동장세에서 올해 국내 증시를 달굴 이슈들은 이미 출격준비를 마치고 비상을 기다리고 있다. 그 선발주자들은 정책관련주들이다.

녹생성장과 환율, 국제회계기준(IFRS),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신뉴딜 정책이 대표적이다.

녹색성장 관련주들은 이명박 정부의 강한 지원의지와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정책의지와 맞물려 연초부터 추세적 상승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아울러 안정세로 접어들고 있는 환율 관련 수혜주들 역시 관심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올해부터 실적적인 도입이 시작되는 국제회계기준(IFRS) 이슈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모든 상장기업의 IFRS 의무적용은 2011년이지만 올해부터 희망기업에 한해 적용이 허용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전적 영향을 받는 주식시장의 성격상 올해 가장 큰 이슈화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정부와 여당이 조기 국회 인준을 주도하고 있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도 폭발력을 지닌 이슈로 평가되고 있고, 경기부양을 위해 신속하고 과감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되는 신뉴딜 정책도 주식시장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 녹색성장 테마株…한·미 '양수겸장'

2009년은 녹색성장 산업이 첫삽을 뜨는 해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까지만해도 탄소감축에 대한 문제와 환경관련 산업들이 이슈로 제기돼기는 했지만 실현가능성과 효용성 측면에서 문제점이 지적돼 제대로 된 산업 현성에 대한 의구심이 남아있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의 정책 기조가 저탄소 녹색성장에 맞춰져 막대한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그린에너지산업 발전전략'에서 태양광과 풍력, LED, 전력IT를 조기에 성장동력화 하고 수소연료와 IGCC(석탄, 가스화 복합발전) 등의 차세대 산업에 대한 투자 강화를 목표로 9대 중점 기술을 선정했다.

특히 정부는 구랍 31일 3차 신재생에너지 기본계획을 발표하며 관련 분야 지원을 강화키로 했다.

조만간 취임하는 버락 오바마 미국대통령 당선인 역시 여기에 불을 지필 태세다. 오바마 당선인은 지난 대선 당시 바이오에너지를 중심으로 신재생에너지 산업 투자를 통해 탄소감축 목표를 달성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해 내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따라서 한국은 물론 미국 신정부의 의지까지 더해진 녹색성장 이슈를 빼놓고는 경제 전반은 물론 증시 역시 논할 수 없는 시점이 도래했다.

최광혁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녹색산업과 관련된 종목으로는 연구개발단계에 있는 초전도나 청정연료 산업보다는 현재 매출이 발생하고 이미 산업단계에 진입한 분야가 관심을 받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최 애널리스트는 "따라서 환경관련 산업분야와 IT 및 자동차 등 다른 산업과 결합된 하이브리드, 2차전지, 전력효율성 부문이 더욱 부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풍력, 태양광이 신재생에너지 주도

국내 신재생에너지 관련주식들은 대부분 지난해 상반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하반기 들어 유가급락과 주식시장 침체에 따른 고평가 논란속에 급락했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정책적인 지원 강화로 펀더멘털의 훼손이 없을 것으로 보여 앞으로 주식시장 안정시 타업종 대비 상대적으로 강한 면모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병화 현대증권 연구원은 "신재생에너지 시장규모는 2010년까지 연간 50조원, 2010∼2020년 연간 130조원의 거대 시장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경제적 효율성 증가와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글로벌 합의, 에너지 안보 확보를 위한 각국의 정책책적인 지원 등으로 유가하락에도 불구하고 신재생에너지의 성장은 지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재생에너지 중에서도 풍력발전이 경제성과 시장성 등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분야로 꼽히고 있다.

한병화 연구원은 "풍력발전은 천연가스, 석탄 등 화학에너지와 비슷한 발전단가를 확보해 2020년까지 글로벌 전력 수요의 12% 정도를 공급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태양광은 아직 풍력발전 대비 발전단가가 발전 단지에 따라 6∼18배 이상 비싸 표준화와 발전효율성이 증가하는 2020년 이후 급성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미국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이 신재생에너지의 적극적 지지자라는 점도 긍정적 투자포인트다.

그는 2012년까지 미국 전력 수요의 10%, 2025년까지 25%를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하며 이를 위해 향후 10년간 150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공약했다.

한 연구원은 "전세계 최대 신재생에너지 시장인 미국에서의 정책적인 지원 강화는 앞으로 신재생에너지 성장의 가장 큰 촉매제로 작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신재생에너지의 주목도를 감안할 때 풍력단조 부품 제조 회사인 태웅과 용현비엠, 태양광 발전의 원재료인 폴리실리콘 제조회사 동양제철화학이 최선호주로 추천되고 있다.

태양광과 풍력 등이 기술력 격차와 국내 환경을 고려할 경우 폭발적인 규모의 성장까지는 시간이 필요한 만큼 하이브리드, 발광다이오드(LED), IT전력이 오히려 강점이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최광혁 애널리스트는 "하이브리드 시장이나 IT전력, LED 등 기존 산업들 중 환경과 연계된 산업을 중심으로 올해부터 커다란 변화가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이미 유럽 등을 중심으로 자동차 탄소배출 규정이 정착되고 있고, 이로 인해 2차전지, 하이브리드 기술, 턴소 저감 등의 산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LED 관련 분야에서는 삼성전기와 LG이노텍, 에피밸리, 나리지온, 서울반도체, 루미마이크로, 광전자, 루멘스, 알티전자, 대진디엠피, 화우테크, 엔하이테크 등이, 하이브리드카 2차전지 분야에선 삼성SDI LG화학, IT전력에서는 LS산전과 효성, 일진전기 등이 대표주로 꼽히고 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