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랠리 기대 재부각

2일 열리는 새해 첫 장을 앞두고 '1월 효과'가 새삼 화두로 떠올랐다. 코스피지수는 1월과 11월에 뚜렷한 강세를 나타내는 경향을 보였기 때문이다.

1월 효과란 새해가 시작되면 새로운 경제정책 등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오르는 현상을 말한다.

올해는 특히 오는 20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한·미 증시의 '오바마 효과'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작년 한 해 코스피지수는 40%나 급락했지만 연말엔 7개월 만에 상승세를 보여 새해 증시에 대한 희망이 더욱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오바마 취임 전까지는 '정책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경기 침체와 기업 실적 악화가 가속화되고 있지만 '신 뉴딜'로 불리는 미 경기부양책이 구체화되면서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오바마 정부의 경기부양책 관심

오바마의 대통령 당선은 지난 연말 한·미 '정책 랠리'의 단초를 제공했다. 신 정부의 대규모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에다 '제로' 수준의 기준금리 인하가 맞물리며 미 증시는 '깜짝 랠리'를 연출했고 이 같은 미국발 훈풍에 코스피지수도 바닥에서 200포인트나 치고 올라왔다.

작년 말 폐장(30일)을 앞두고 국내외 증시의 상승세가 주춤한 것도 오바마의 휴가로 인해 정책이 소강상태에 접어든 때문이라는 분석까지 나왔지만 폐장일엔 한국은 물론 미국과 유럽 증시도 강세로 마감했다. 게다가 오바마가 13일간의 연말 휴가를 마치고 새해를 맞아 워싱턴으로 돌아오면서 기대감이 재차 커지고 있다.

곽병열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루스벨트 대통령은 대공황 시기인 1933년 취임하자마자 100일간 15개 법안을 통과시키는 과감한 개혁을 단행했다"며 "상하원을 장악한 오바마 정부도 비슷한 수준의 경기부양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오바마의 자문팀은 향후 2년 동안 최대 1조달러에 이르는 경기부양책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올해는 집권기 미 증시가 강세를 보인 민주당 정권으로의 교체여서 더욱 관심을 끈다. 1929년 이후 민주당과 공화당의 정권 교체는 각각 네 차례 있었으며 정권 교체 이후 주가 흐름은 민주당이 정권을 잡았을 때가 훨씬 양호했다.

◆신재생에너지·바이오 관련주 주목

양경식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오바마 취임 이벤트로 경기 부양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부각될 수 있어 국내 증시에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종우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주식시장은 꿈을 먹고 산다"며 "취임 후보다는 취임 전이 기대감에 의해 증시 흐름이 나을 것"으로 내다봤다.

오바마 정부 출범에 따라 수혜를 입을 종목들도 관심이다. 대신증권은 오바마가 온실가스 감축과 신재생에너지 투자에 적극적인 점을 들어 2차전지 업체인 삼성SDI와 태양광 관련주인 소디프신소재 주성엔지니어링의 수혜를 예상했다. LG화학이나 동양제철화학 휴켐스 등도 그린에너지 추진으로 주목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8일 옵션만기일까지 집중될 프로그램 차익거래 매물과 오바마 취임 직후 예상되는 차익 매물이 수급효과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